▶ ■ 한국전 쟁 60년 발굴
▶ 참전 미군노병 한국친구와의 만남과 이별
“아직도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전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있죠. 하지만 의미를 알 수 없는 것이 전쟁이지요. 저는 잔혹한 전쟁 속에서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의미를 찾았습니다”
전쟁과 헤어짐, 그리움을 경험한 사람들은 한번쯤은 기적을 기대한다. 21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전에 참전했던 노병 제시 하먼(78)은 본보를 통해 작은 기적을 경험했다. 그는 전장에서 만나 우정을 키웠지만 휴전 후 미국에 돌아오면서 연락이 끊겼던 한국인 친구 원기준씨의 가족들과 60여년만에 다시 만나는 감격이 찾아온 것이다.
하먼이 한국인 전우 원씨를 찾기 위해 본보를 찾은 것은 지난 2006년. 하먼의 그리움이 가득한 기사는 곧바로 원씨의 딸을 찾아갔다. 원씨의 딸이 뉴질랜드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미국의 흑인 노병이 자신의 아버지를 찾는다는 본보 기사를 우연히 읽게 된 것이다.
하먼은 “원씨가 20여년 전에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지만 나를 기억하는 원씨의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하늘에서 원씨가 내가 자기를 찾는 것을 알고 딸에게 귀띔을 해준 것으로 믿고 싶다”고 말했다.
하먼은 지난 2007년 직접 한국을 찾아 원씨의 가족을 만났다. 지난 1954년 하먼이 한국을 떠날 때 1남 3녀였던 원씨의 가족은 1남 6녀로 늘어있었다.
하먼에게 따뜻한 저녁을 대접해 주던 원씨의 부인은 87세의 노인으로 변해있었다.
하먼은 원씨의 손자, 손녀에게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던 할아버지와 전쟁이 끝나면 무역 사업을 함께하자고 약속을 할 정도로 우정을 키웠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잔인한 전쟁 속에서도 흑인 병사와 우정을 나누고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젊은이들이 조금이나마 전쟁의 의미를 찾을 수 있길 바랐기 때문이다.
하먼은 “한국의 전쟁터로 향하는 배 안에서 죽음의 두려움이 떨던 내게 원씨 가족과의 만남은 전쟁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주었고 반세기가 흘러 만난 원씨의 가족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생 최대의 추억을 선사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먼과 원씨의 이야기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한국전 60주년을 맞아 공모한 ‘내가 겪은 한국전쟁’ 작품으로 꼽혀 한국전 60주년 기념 웹사이트에 실리기도 했다.
<김연신 기자>
한국전에 참전했던 제시 하먼이 본보 보도를 통해 60년 전 헤어졌던 한국인 전우의 가족을 찾은 사연을 설명하고 있다.
<왕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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