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봉은사서 600여명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흔들어
북한 축구 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맞붙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 경내에는 시민 600여명이 운집했다.
시민단체 `진실을 알리는 시민(진알시)’이 마련한 응원전에 참여한 시민들은 `오 피스 코리아(Oh, Peace Korea)’를 목놓아 외치며 북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경기 시작 전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선 한 시민이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을 노래하자 분위기가 금세 무르익었고 흥에 겨운 시민들은 머리 위로 태극기 대신 대형 한반도기를 통과시켰다.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은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현명한 판단으로 생각한다.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모아 정대세가 패스하고 박지성이 패스 받아 골을 넣는 그날이 조국이 통일되는 날일 것이다"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주심의 휘슬 소리에 경기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경기 관전에 몰입하다가 북한이 이따금 날카로운 역습에 들어가면 열렬히 환호했고, 골을 넣을 기회를 놓치면 "아∼"하고 탄식했다.
시민들은 전반전에 잃은 한 골을 만회하자며 후반전에 열심히 소리치고 손뼉을 쳤지만 연이어 골을 먹자 허탈한 표정을 짓거나 머리를 감쌌다. 아쉬움에 일찍 자리를 떠나는 사람도 보였다.
승리를 기원했던 시민들의 바람은 북한의 0:7 대패로 아쉽게도 무산됐지만,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은 모두 하나된 시간이었다.
이날 거리 응원에 참가한 이정수(28)씨는 "우리 겨레가 얼른 통일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북한을 응원하러 나왔는데 골을 좀 많이 먹어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양천구의 한 음식점에서도 `한반도’가 그려진 빨간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10여명이 북한팀을 응원했다.
이들은 탈북자 출신 아마추어 축구선수들의 모임 `금강산’ 회원들로 단체 응원을 하려고 탈북자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모인 것이다.
"조∼국통일" 구호에 맞춰 힘차게 손뼉치면서 조국의 선전을 기원하던 이들은 전반전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양국이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하며 기대를 접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전에서 북한이 포르투갈에 맥없이 무너지자 점점 응원소리가 작아지고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다.
한 탈북자는 "북한이 한 골도 넣지 못해서 씁쓸하다. 포르투갈과 비교했을 때 공격력에서 차이가 많이 나고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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