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 우루구아이에 1-2져 8강진출 좌절
▶ 텍사스 뒤흔든 붉은 함성 탄식! 아쉬움!
굵은 빗줄기를 뚫고 열심히 싸웠다. 그러나 아쉬움의 탄식이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태극전사들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고 ‘산’ 레스토랑을 비롯, 각교회, 모든 가정을 붉은 함성으로 채웠던 텍사스 교민들은 안타까움에 숨을 죽였다.
태극전사들의 투혼과 텍사스 모든 교민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8강 신화 재현은 이뤄지지 않았다.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에 오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아침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와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청용이 동점골을 사냥했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두 골을 내줘 1-2로 아깝게 패했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났던 우루과이에 당했던 뼈아픈 0-1 패배를 설욕하지 못한 채 역대 A매치 상대전적도 5전 전패의 절대적인 열세에 놓였다.
한국은 4-4-2 대신 4-2-3-1 전형을 8강 진출을 위한 필승 카드로 내놨다. 박주영을 원톱에 세우고 김재성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둔 `지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승부수였다.
반면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에딘손 카바니 투톱에다 디에고 포를란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는 스리톱으로 맞불을 놨다.
상, 하의 유니폼을 흰색으로 차려입은 태극전사들이 관중석에 나부끼는 대형 태극기와 붉은 악마와 교민들의 대∼한민국 응원을 등에 업고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던 한국은 전반 5분 `골대 불운’에 가슴을 쳐야 했다.
박지성이 돌파하다가 막시 페레이라의 파울로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오른발로 힘껏 감아 찼다. 예리하고 휜 공은 그러나 왼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조금만 안쪽으로 꺾였다면 골이 될뻔했던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3분 뒤 골키퍼 정성룡의 실책성 플레이로 우루과이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왼쪽 측면 깊숙이 침투한 포를란은 카바니가 대각선 후방에서 길게 공을 올려주자 바로 반대쪽으로 땅볼 크로스를 건넸다.
골키퍼 정성룡이 잡지 못하고 주춤하는 바람에 공을 그대로 흘려보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오른쪽 골지역 왼쪽으로 빠르게 침투해온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 모서리로 차넣었다. 수비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은 정성룡의 판단 실수가 부른 뼈아픈 실점이었다.
후반 들어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나 태극전사들의 추격 의지는 식지 않고 더욱 달아올랐다.
공격 주도권을 되찾아 상대의 문전을 쉴 새 없이 두드리던 태극전사들이 마침내 우루과이의 빗장을 풀었고 주인공은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었다.
후반 23분 왼쪽 프리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줬다. 공은 상대 수비수 머리를 맞고 왼쪽으로 굴절됐고 이청용이 골지역으로 달려들며 헤딩슛을 꽂았다.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이 합작한 기분 좋은 동점골이었다.
후반에 터진 이 골은 한마음으로 응원하던 텍사스 모든 한인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수세에 몰렸던 우루과이는 후반 35분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선제골의 주인공인 수아레스가 또 한 번 한국의 골문을 꿰뚫었다.
수아레스는 코너킥이 헤딩 경합 과정에서 뒤로 흐르자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김정우를 살짝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 찼다. 공은 포물선을 그린 뒤 오른쪽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수아레스의 감각적인 슈팅에 정성룡도 손을 써보지 못하고 허탈하게 결승골을 내줬다.
한국은 거센 반격에 나섰지만 우루과이는 문전을 더욱 굳게 걸어 잠갔다.
후반 41분 이동국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땅을 쳤다.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후방에서 올라온 패스를 받은 이동국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오른발로 찬 볼은 골키퍼 무슬레라의 선방에 막혔다. 공이 무슬레라의 손에 맞고 흘러나왔고 수비수가 침착하게 처리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산’ 레스토랑에 모인 150여 한인들은 아쉬움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오늘 응원전이 펼쳐진 ‘산’ 레스토랑에는 전미 한인 축구선수권대회 출전으로 인해 왕문식 단장을 포함 김명식 감독 등 많은 축구관계자가 자리를 비워 지난 예선전 응원열기보다는 다소 덜한 차분한 모습 속에서 응원전이 치러졌다.
<박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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