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애, 에비앙 매스터스 사상 첫 코리안 챔프 등극
한국선수들의 도전에 유난히 완고했던 LPGA투어 에비앙 매스터스 대회가 ‘파이널 라운드의 여왕’ 신지애(22)의 막판 버디 퍼팅 한 방에 문을 열었다.
25일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매스터스 골프클럽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 날 경기에서 신지애는 18번홀 버디펏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함께 플레이했던 모건 프레셀(미국)과 최나연, 알렉시스 탐슨(미국) 등 3명의 선수들을 한 타 차로 제치고 10년 동안 ‘LPGA 코리아’를 괴롭혀 온 ‘알프스 징크스’를 깼다.
프레셀에 2타 뒤져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간 신지애는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5개를 쓸어담는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주며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한국 선수가 됐다. 신지애의 통산 7승째로 ‘LPGA 코리아’의 시즌 합계 승수는 ‘5’로 늘어났다.
시즌 첫 우승과 함께 거금 48만7,500달러의 상금을 챙긴 신지애는 시즌 상금 116만7,941달러를 쌓아 상금랭킹 1위로 뛰어 올랐다.
오랫동안 한국선수들의 품에 안기기를 거부했던 우승컵을 신지애가 끌어안자 마지막 홀 그린 주변에 모여있던 수많은 갤러리들은 우레 같은 박수로 축하를 보냈다.
신지애가 스코어카드를 적어낸 뒤 시상식장에 등장하자 18번홀 그린 옆 관람석에 있던 태극기가 힘차게 휘날리는 가운데 웅장한 애국가가 알프스 산자락에 울려퍼졌다. 이어 골프장 상공을 날아가던 헬기에서 뛰어내린 2명의 스카이다이버 중 1명이 발에 태극기를 매단 채 18번홀 그린 위에서 기다리던 신지애 선수의 바로 앞에 안착하며 절정을 이뤘다.
신지애는 스카이다이버로부터 건네받은 태극기로 온 몸을 휘감은 채 더할 수 없이 환한 표정으로 대회 관계자들과의 기념 촬영에 응했다. 신지애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카이다이버가 태극기를 매달고 강하할 때의 느낌을 묻는 질문에 “정말 굉장했다”고 답했다.
신지애는 18번 홀에 들어설 때 이미 프레셀 등 3명의 선수와 동률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마지막 홀에서 정말로 버디를 원했다”고 말해 압박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대담함을 확인시켰다. 한국선수 최초로 에비앙 매스터스 우승을 이뤄낸 데 대해서는 “제가 첫 테이프를 끊었는데 앞으로 한국선수들의 이 대회 우승이 많아질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에비앙 매스터스의 최종 스코어보드에는 우승한 신지애와 공동 2위인 최나연을 비롯해 김송희(공동 6위), 장정(8위) 등 한국선수 4명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안선주도 공동 11위를 차지해 ‘LPGA 코리아’ 강세를 다시 확인시켰다.
에비앙 매스터스에서 우승한 한국선수는 11년 대회 역사상 신지애가 처음이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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