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발표 이틀 후. PGA투어 플레이오프의 첫 대회 출전을 하루 앞둔 타이거 우즈는 “이혼할 생각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며 “홀가분하기보다는 슬프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제는 이혼이 골프 성적에 끼칠 영향이 그가 토해낼 어마어마한 위자료만큼 큰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우즈는 26일 시작되는 바클레이스에 출전하면서 바로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우즈는 23일 플로리다주 베이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일린 노르데그린과 이혼을 발표하기 전부터 성적이 뚝뚝 떨어지고 있던 중이다. 지난해 11월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 부근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이후 성 추문이 불거지며 좀처럼 ‘골프 황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승이 한 차례도 없는 것은 물론 이달 초 자신의 ‘우승텃밭’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18오버파 298타라는 최악의 기록을 내기도 했다.
무기한 골프 중단을 선언했다가 4월 매스터스 대회를 통해 복귀한 우즈가 시즌 내내 부진한 성적에 그친 것은 역시 성 추문이 불거지며 훈련에 전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최근 “우즈 부부가 이혼 서류에 서명한 것은 7월 첫 주말이었다”며 “이때 AT&T 내셔널에 출전했던 우즈는 11년 만에 4라운드 내내 한 번도 언더파 점수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우즈가 브리티시오픈 출전을 위해 영국으로 떠나기 전날이었던 7월10일에도 4시간짜리 부모 교육 및 가정 안정에 관한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전했다.
당시 우즈는 7월6일 아일랜드에서 자선 경기에 참가한 뒤 계속 영국이나 아일랜드에 머물지 않고 굳이 미국에 갔다가 다시 대회가 열린 스코틀랜드로 돌아왔고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공동 23위에 그쳤다.
따라서 불안하게 계속 결혼 생활을 유지해 가는 것보다는 깨끗하게 이혼하면서 골프에 전념할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되는 의견도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마이클 뱀버거 기자는 “매스터스 이후 우즈의 골프는 계속 나빠지기만 했다. 완벽주의자인 우즈가 결혼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흔히 ‘정신력의 경기(Mental Game)’로 불리는 골프라는 종목의 특성상 이혼을 공식 발표한 우즈의 경기력에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이혼을 계기로 우즈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풀이하기 나름이다.
비제이 싱(피지)의 멘탈 코치를 지냈던 조 패런트는 “우즈가 얼마나 자신의 앞에 놓인 일들을 구분해서 처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전엔 경기를 앞두고는 다른 것을 모두 제쳐두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그런 강인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즈는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가 108위까지 처져 있어 이번 대회를 건너뛰기가 어려웠다. 그 순위를 100위 이내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다음 대회 출전이 무산되면서 시즌을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규태 기자>
바클레이스는 우즈의 새 출발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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