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라이더컵 첫날 폭우로 8개 매치 모두 중단
미국팀 초반 뒤지다 싱크·우즈 등 뒷심 발휘 앞서
미국과 유럽의 자존심을 건 골프 대륙대항전인 2010 라이더컵이 대회장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7시간이상 중단된 끝에 단 한 개의 매치도 끝내지 못한 채 첫날을 마쳤다.
1일 웨일스 뉴포트의 셀틱 마노어 트웬티 텐 코스에서 막을 올린 제38회 라이더컵에서 아침에 출발한 4개 포볼매치는 오전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단된 후 무려 7시간이상을 기다렸다가 오후 늦게 재개됐으나 결국 아무도 매치를 마치지 못했다. 라이더컵이 비로 인해 중단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미국은 오전 비로 경기가 중단될 시점에 4개 매치 가운데 3개 매치에서 뒤져 있다가 경기가 재개된 후 다시 일몰로 멈춰 섰을 때는 2개 매치에서 리드를 잡고 1개는 비기는 등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 유럽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로 인해 약간의 혜택을 본 셈이 됐다.
이날 끝나야 할 8개 매치가 하나도 끝나지 않음에 따라 라이더컵 관계자들은 대회를 예정대로 마치기 위해 매치일정을 조정(기사 2면)했으나 일기예보가 주말에도 비가 올 것으로 나와 있어 라이더컵 사상 처음으로 대회가 월요일에 끝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어쩌면 이날 비는 미국팀에게 행운이었는지도 모른다. 미국은 4개 매치 가운데 3개에서 초반 리드를 내주고 홈팀 유럽에 끌려갔으나 경기가 재개된 후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미국 캡틴 코리 페이븐이 개막식 선수소개에서 깜박 빼놓았던 스튜어트 싱크가 계속해서 빅 퍼트를 성공시키며 파트너 맷 쿠차와 함께 2번매치에서 유럽의 그램 맥도웰-로리 맥킬로이 조를 11번홀까지 2홀차로 앞섰고 4번 매치로 나선 루키 버바 왓슨과 제프 오버턴도 루크 도널드-파드렉 해링턴과의 경기에서 오전 1, 2번홀을 버디로 따내면서 기선을 잡은 뒤 8번홀까지 1홀차 리드를 지켰다. 3번매치로 나선 타이거 우즈와 스티브 스트릭커는 9번홀까지 1홀차로 리드를 지키다 일몰직전 이안 풀터가 10번홀에서 20피트 버디펏을 성공시키면서 타이상태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유럽팀은 1번매치에 나선 리 웨스트우드-마르틴 카이머 조가 필 미켈슨-더스틴 잔슨 조에 12홀까지 1홀차로 앞서 첫날 유일한 리드를 잡았다. 유럽팀은 6번홀까지 3홀차로 앞섰으나 미켈슨은 8, 9, 10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 2홀을 따라잡으며 훨씬 타이트한 승부로 만들었다.
한편 미국은 이날 팀 공식 비옷이 제대로 방수역할을 못하는 불량품이어서 선수들이 비에 흠뻑 젖는 바람에 결국 경기가 중단된 사이에 관계자들이 코스내 골프용품 텐트로 달려가 황급히 남아있던 일반 판매용 비옷 20벌을 사서 선수와 캐디들에게 돌리는 부끄러운 해프닝을 감수해야 했다.
<김동우 기자>
유럽팀의 이안 풀터와 로스 피셔가 폭우로 경기가 중단된 후 카트를 타고 클럽하우스로 향하고 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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