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TAA 합의 FTA 법안제출 전제조건화 천명
TAA 예산 지원방식 3개 FTA 법안처리 형식 샅바싸움 전망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이달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FTA에 대한 ‘실무협의’(technical discussion)에 착수, 비준속도에 탄력이 붙은 가운데 무역조정지원(TAA) 프로그램이 쟁점으로 다시 부상했다.
그동안 만료된 TAA 제도의 연장 필요성을 역설해왔던 백악관은 16일 "TAA 제도 연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 비준안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 스펄링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이 기자들과 콘퍼런스콜에서 TAA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백악관이 단지 필요성을 촉구한데서 머물지 않고, TAA 연장문제를 3개 FTA 비준안 제출의 전제조건으로 명시하며 분명한 연계방침으로 제시한 것이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마이클 프로먼 국가안보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이 콘퍼런스 콜에 함께 했다는 점에서 TAA 연장에 오바마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음을 읽을 수 있다.
TAA는 외국 기업과의 경쟁 과정에서 실직한 노동자들에게 연방정부 차원의 재교육 및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잠재적 수혜대상이 15만5천명∼17만명에 달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월 종료됐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TAA 연장을 줄곧 주장해왔지만, 공화당은 재정난과 예산부담 증가를 이유로 TAA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 2월초 만료될 운명에 처한 TAA를 연장하기 위한 법안이 상정됐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결국 지난 2월13일자로 TAA 효력은 만료된 상태이다.
경기부양책이나 실업자 구제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철학적, 정책적인 근본적 차이에서 TAA 논쟁이 비롯되고 있지만, FTA 비준 국면에서 TAA 문제는 3개 FTA의 처리 방식을 둘러싼 백악관과 공화당의 `샅바싸움’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공화당이 한미 FTA에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를 묶어서 일괄 패지키 법안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TAA 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펴온데 대해 백악관은 공화당이 TAA 처리에 합의하지 않으면 FTA 비준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공화당의 입장을 고리로 FTA 비준을 계기로 TAA 연장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게 백악관의 계산이다.
스펄링 의장은 "무역과 수출 확대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이 생기지만,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고통을 치러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재고용 지원을 해야 할 경제적, 도덕적 의무도 있다"며 외국과 경쟁확대로 인한 피해 계층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TAA 연장에 대한 공화당의 분위기는 복합적이다.
공화당은 대체로 지난해 연말부터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했고, 재정문제를 중시하는 `티 파티’ 흐름을 타고 새로 의회에 입성한 초선 그룹들 사이에서는 반대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FTA가 비준되고 발효될 경우, 불가피한 미국내 피해계층에 대한 일정한 구제책이나 지원제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에 동조하는 흐름도 공화당내에는 있다.
예산을 담당하는 공화당 소속 데이비드 캠프 하원 세입위원장도 TAA 제도 연장에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문제는 TAA 연장에 대한 예산 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지느냐이다. 스펄링 의장은 "그 문제는 의회와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협상 여지를 열어놓았고 "실업률이 9%에 달하는 이 어려운 시기에 3개 FTA 비준은 강력한 TAA 제도와 동반돼야 한다는 초당적인 지지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TAA 연장 문제는 3개 FTA 이행법안 처리때까지 TAA 배정 예산, 지원 방식 등을 둘러싼 협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며, 3개 FTA의 법안 처리 형식 문제와도 연계된 양당의 협상 `칩’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sgh@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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