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전날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지는 못했지만 14일 홈에 돌아온 텍사스 레인저스는 느긋했다. 아메리칸리그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3승2패로 앞서 1승만 추가하면 월드시리즈에 나가는 상황에서 남은 6차전과 7차전(필요시)을 안방인 알링턴 레인저스볼팍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5차전에서 선발등판, 133개의 공을 던진 타이거스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는 사실상잔여 시리즈 등판이 어렵다. 모든 것은
레인저스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레인저스가 이렇게 월드시리즈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데는 넬슨 크루즈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홈런포를 뿜어 내고 있는 크루즈는 이미 ALCS MVP 트로피 예약을 마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ALCS 첫 5경기에서 홈런 5개 와 2루타로 11타점을 올린 크루스는 이미 홈런에선 LCS 기록을 깼고 타점은 타이기록을 수립한 상태다. 3-2로 승리한 시리즈 1차전에서 결과적으로 결승점이 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홈런포의 포문을 연 크루즈는 이후 2차
전에서는 7회말 솔로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든 뒤 11회말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역사상 첫 번째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사실상 혼자 힘으로 7-3 승리를 이끌며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이어 4차전에서는 연장 11회초4-3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홈런을 쏘아 올렸고 5차전에선 8회초 벌랜더의 시속 100마일짜리 강속구를 통타, 투런홈런을 뽑아내며 벌랜더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타석에서만 눈부신 것이 아니다. 라이트필더로도 4차전 8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미사일같은 송구로 홈에 쇄도하던 3루주자를 잡아내 3-3 동점을 지켜냈다. 시리즈 5게임 성적은 18타수6안타(타율 3.33)에 5홈런 11타점. 레인저스가 5경기에서 뽑은 24점 가운데 11점의 그의 방망이에서 터져 나왔다.
이처럼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선수가 라인업에선 7번을 친다는 사실은 레인저스의 파괴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말해주는 또 하나의 방증이기도 하다.
크루즈의 이처럼 맹위를 떨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도 크루즈는 홈런 6개를 포함, 포스트시즌 신기록인 13개의 장타를 뿜어내며 레인저스를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로 이끌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홈런 6개와 올해 지금까지 친 5개의 홈런 등 11개의 포스트시즌 홈런 가운데 7개가 7회 이후에 터져나왔다는 사실이다. 승부의 고비에서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거스의 짐 릴란 감독이 남은 경기에서 크루즈에 대한 피칭방법을 바꿔볼 것을 고려하겠다고 나섰다. 또 한 번‘ 크루즈 미사일’을 얻어 맞았다간 곧바로 시즌이 끝나기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시리즈 6차전은 15일 오후 5시(LA시간)에 시작되며 만약 타이거스가 이기면 15일 오후 5시에 최종 7차전이 펼쳐진다. ALCS 모든
경기는 채널 11로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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