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연승 날린 카디널스, 충격딛고 우승할 지 관심
단 한 이닝으로 세인트루이스 쪽으로 흐르던 2011 월드시리즈 전체의 흐름이 텍사스 쪽으로 돌아섰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손안에 들어왔던 우승의‘ 보증수표’가 날아갔고 텍사스 레인저스는 벼랑 끝에
서 기사회생했다.
20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1 월드시리즈 2차전은
어쩌면 시리즈 전체의 명암을 뒤바꾼 경기로 기록 될지 모른다. 레인저스는 0-1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뽑아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의 균형을 1승1패로 맞추며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빼앗아냈다. 물론 궁극적으로 시리즈의 향방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있지만 만약 레인저스가 승리한다면 패배 일보직전에서 건진 이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라 시리즈의 운명을 뒤바꾼 경기가 될 것이다.
1차전에서 3-2로 승리한 카디널스는 이날도 선발 하이메 가르시아(7이닝 3안타 무실점) 역투와 7회말 2사 후 터진 대타 앨런 크렉의 적시타로 1-0 리드를 잡고 9회초 마지막 수비에 나섰다. 한 이닝만 막으면 시리즈 2승무패의 리드를 잡고 텍사스 원정길에 오르게 된 반면 레인저스로서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2연패 출발이 눈앞에 다가 온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레인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전력상 우세가 예상됐으나 샌프란시스
코에서 벌어진 첫 2경기에서 모두 패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5게임만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또 다시 시리즈를 2연패로 출발한다면 1년 전 악몽의 기억에서 회복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운명은 1년 전과 다른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다. 레인저스의 선두타자 이안 킨슬러는 카디널스 클로저 제이슨 맛과 끈질긴 승부 끝에 숏스탑 키를 살짝 넘어가는 ‘텍사스’ 히트를 치고 나간 뒤 과감하게 2루를 훔쳐‘밥상’을 차렸고 다음 타자 엘비스 안 드루스는 중전안타로 뒤를 받쳤다. 카디널스는 바로 이 때 팀의 기둥인 1루
수 알버트 푸홀스가 센터필더의 홈 송구를 중간에서 제대로 커트하지 못하고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안드루스가 2루까지 진루, 무사 2, 3루의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여기서 레인저스는 팀의 두 기둥인 자시 해밀턴과 마이클 영이 잇달아 깊숙한 외야 희생플라이를 때려 동점과 역전 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1903년부터 시작된 월드시리즈는 이날까지 618게임을 치렀는데 그 중에서 8회까지 0-1로 뒤지던 팀이 9회 역전승을 거둔 것이 이번이 단 3번째였다.
월드시리즈에서 얼마나 보기 드문 9회역전극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월드시리즈 역사는 홈 2연승 스타트의 무게가 단순히‘ 자기 서브게임 지키기’보다 훨씬 더 중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원정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팀이 시리즈 승리를 따낸 것은 무려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81년 월드시리즈에서 당시 수퍼루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를 앞세운 LA 다저스가 뉴욕에서 양키스에 1, 2차전을 패한 뒤 내리 4연승을 거두고 정상에 오른 것이 마지막이다. 레인저스로서는 사지에 한 발에 들여놨다가 뺀 셈이 됐고 카디널스는 손 안에 들어온 새가 날아간 격이 됐다.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은 경기 후 “우리에게 좋은 시나리오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들에게 더 좋은 시나리오가 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제 올해 월드시리즈는 5전3선승 승부로 압축됐다. 레인저스가 과연 2차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구단 역사상 첫 정상에 오를 지, 아니면 카디널스가 엄청난 모멘텀 이동을 핸디캡을 극복하고 승리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리즈 3~5차전은 22~24일 레인저스 홈구장인 알링턴 레인저스 볼팍에서 벌어진다.
<김 동 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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