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하버드), 스티브 잡스(리드 칼리지), 마크 주커버그(하버드).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세계적인 기업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리고 이들에겐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대학을 중퇴했다는 점이다. 대신 이들에게는 학위보다 중요한 나름대로의 세상을 보는 안목과 열정, 그리고 자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굴지의 기업을 세울 수 있었고,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행운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갔건만, 머리가 터질 것 같은 학업경쟁과 학비 부담, 그리고 경기침체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1년 하버드 대학 교육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4년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 가운데 6년 내 학위를 받는 비율이 56%에 불과했다. 또 OECD가 18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 졸업률에서는 미국은 46%로 일본의 89%는 물론, 63%의 슬로바키아, 61%인 폴란드에도 뒤지며 꼴찌를 차지했다.
이는 그만큼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대학을 중퇴하는 주요 이유들 살펴보면 대학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준비 부족, 학비, 가정문제, 취업 등이 주요 이유였다. 특히 최근에서 학비가 학생들의 목을 조르고 있는데, 1980년부터 2010년 사이에 4년제 사립대학의 학비는 3배나 뛰어올랐다. 적잖은 부채를 안은 채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학위 욕구는 경제적인 필요성에 의해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1973년 노동력의 72%가 대학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2007년에는 이 비율이 41%로 급감했다. 2010년 연방 센서스 자료를 보면 더욱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대학졸업자가 고교졸업자에 비해 연 1만9,550 달러 이상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러니 당연히 빚을 내서라도 대학에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2013년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을 위한 입시시즌이 시작됐다. 저마다 꿈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온가족이 총력전을 펼치는 4개월의 입시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의 추세를 보면 올해 대학문은 지난 입시보다 더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지원할 대학들을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물론 실력에 따라 지원할 대학들이 결정되겠지만, 그 외에 여러 상황과 사정들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명성에 얽매이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다. 대학생활을 즐기며, 열심히 공부해 제때 졸업하고, 그 다음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의 자세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스펙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부모의 노력이 컸다. 그러나 그 노력의 대가까지 부모가 가질 수는 없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자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앞에서 간단히 소개된 중퇴 이유들은 언제든 자녀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 성공적인 대학생활은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원하는 공부를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물론 이를 자녀에게 전적으로 맡기라는 말은 아니다. 인생 경험을 함께 나누고,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여유로 입시준비를 돕자는 얘기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간 자녀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 포기하는 사례는 수없이 발생한다. 또 심한 경우 극한 상황으로 자신을 내몰기도 한다.
부모는 대학 4년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입시전쟁의 조연으로 자녀에게 넓은 세상, 다양한 선택을 제시할 수 있는 훌륭한 조연의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입학만 생각하지 말고 졸업까지 내다보고 꼼꼼하게 현실적인 조건들을 따져가며 준비하는 입시전략을 세워야 한다.
<황성락 특집 2부 부국장 대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