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 지역이지만 아파트 건물들이 즐비하여 한낮의 거리가 아주 한산하고 조용한 곳을 걷던 중에 약 반 블럭 앞에서 어느 미국할머니가 도보 보조기와 함께 넘어지는 것을 목격하였다.
그 어느 누구나 보았으면 다 그랬듯이 나또한 반사작용으로 최고의 속력으로 달려가서 “괜찮으세요?”하면서 할머니의 어깨를 감싸 잡고 일으켜 드리려고 하였으나 약간의 끄덕임조차도 안 되는 완전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의 온 체력을 다하여 체중이 나보다 두 배 이상이 될 것 같은 할머니를 일으켜 드리고자 다시 한 번 시도해 본 결과는 나의 뜻을 행할 능력이 전혀 없다는, 이미 명백하게 증명된 사실을 재확인함으로써 머릿속에 떠올라 있는 911에다 빨리 전화하자였다.
그 순간과 거의 동시에 뒤쪽에서 희망의 외침이 들렸다. “걱정 마세요 내가 여기 있어요” 이어서 나타난 키도 체격도 무척 큰 어느 미국여인이 급하게 달려오느라 몹시 가빠진 자신의 숨을 잠시 고르고 난후 할머니를 등에서부터 껴안고 나는 다만 할머니의 한쪽 팔을 두 손으로 잡고 단 한 번에 일으켰다.
다친 곳은 전혀 없다고 하는 할머니께서 그녀와 나에게 무척 고마워한다. “아니에요 우리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나도 같이 했을 뿐인데요. 실은 어머니를 휠체어에다 모시고 어디를 가던 중이었어요”
만 57세인 내 나이와 비슷해 보이는 그녀가 뒤돌아 황급히 달려가는 방향을 바라보니 길 건너편 모퉁이에 있는 건물 옆에 세워진 휠체어에 앉아계시는 그녀의 어머니가 눈에 뜨였다. 아! 희생적인 사람.
조성숙(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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