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유명화가의 미술품이 뉴욕 컬럼비아 대학 창고안에 장기간 방치돼 있었다는 보도는 참으로 기가 막히다. 이 대학을 최근 방문한 미주한국불교문화원과 한국문화재제자리찾기 관계자들에 의해 발견된 이 예술품들은 한국 근대 미술의 면면이 담겨있는 희귀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만약 이번에 발견하지 못했다면 영영 손실이 될 뻔한 이 작품들은 그때 당시 미술계 대표화가로 유명한 김은호씨의 ‘미인도’와 김희동씨의 ‘산수화’로 알려진다. 이런 귀한 작품들이 어쩌다 이렇게 버려져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대학측에 따르면 이 미술품들은 수 십 년전 이 대학의 한국인 졸업생에 의해 기증받은 것이라고 한다. 학교측이 가치를 잘 몰라 제대로 관리도 않고 그냥 창고안에 먼지가 쌓이도록 놓아두었다는 것이다. 고희동 화백의 산수화는 작품 중간 윗부분이 심하게 찢기고 긁혀져 있어 보수가 시급한 모양이다. 늦게나마 우리가 발견한 것은 천만 다행이다. 자칫하면 한국의 옛 문화 역사가 담긴 귀중한 예술품 두 개를 잃어버릴 뻔 했다.
뉴욕은 문화예술의 메카로 세계 200여개국 인종이 자국의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며 이를 통해 국가의 얼과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모두들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귀중한 한국미술품이 뉴욕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건 우리 민족의 수치이고 국가적 망신이다. 이제라도 뉴욕총영사관이 나서서 학교측과 복원 및 보관 전시 문제를 협의중이라고 하니 곧 반가운 소식이 있을 것이다.
문화는 한 국가와 커뮤니티의 힘이고 위상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문화가 없는 민족은 나라가 없는 민족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문화에 담긴 의미는 중요하다. 나라별로 문화예술품을 잘 보존하고 보수 관리하는 문제에 관심을 많이 쏟는 것도 다 그런 이유다. 문화는 그 나라 민족의 혼과 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잃어버린 문화재 되찾기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는 것도 문화재가 나라와 민족의 혼을 대신하는 바로미터라고 보는 이유다.
하루속히 문제의 작품들이 보수작업을 거쳐 멋지게 컬럼비아대학 내에 전시 혹은 잘 보관돼 이를 보는 미국인들부터 한국의 문화예술에 깊이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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