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하(사회1팀 기자)
지난 2011년 뉴욕시에서 탄생한 한인 신생아 10명 중 1명에겐 아빠가 없다?
틀린 이야기 같지만 뉴욕시 보건국이 공개한 ‘신생아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인 산모의 9.9%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아이를 낳은 미혼모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이들 미혼모들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어 실수로 임신을 한 10대 청소년일까? 그렇진 않다. 이 기간 전체 산모 중 20세 미만, 즉 1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0.2%에 불과할 뿐이었다.
한국의 경우 전체 산모 중 미혼모의 비중은 일반적으로 1~2%로 추산된다. 절반 이상이 10대 청소년이고, 나머지 절반 역시 20대 초반의 어린 엄마다. 뉴욕시 한인 미혼모와는 그 성격이나 특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이 9.9%라는 미혼모 비율은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머리를 갸우뚱거리던 중 약 1년전 한 후배 부부와 나눴던 대화가 문득 떠올랐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출산을 앞둔 아내의 병원비를 걱정하던 중 연방정부의 무상 의료혜택인 메디케이드 신청을 대행해 준다는 브로커와 연결이 됐어요. 정상적으로 납부해야 할 병원비의 10%만 자신에게 건네면 병원비를 한 푼도 내질 않게 해 준다더군요. 그런데 그 브로커가 이상한 질문을 제게 던졌어요.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했냐는 거에요. 그래서 유학생 신분으로 입국한 저희 부부는 한국에서만 혼인신고를 하고 아직 미국에선 혼인신고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대뜸 ‘제 일을 아주 쉽게 만들어주시는 군요. 감사합니다’라고 하더라구요.” 후배는 그 즉시‘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게 감사하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 때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산모가 미혼모이면 훨씬 더 수월하게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취재를 위해 연락을 취한 여러 메디케이드 신청 대행업체 관계자들이 이를 확인해줬다.
2011년 한인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는 119명. 물론 이들 중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빠가 없는 상태에서 세상의 빛을 본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아빠를 감추고, 숨겨야 하는 현실을 맞이한 것으로 추정된다.
얼마 전 육아 전문웹진인 ‘페어런츠닷컴’(parents.com)이 다섯 살 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삶의 가치를 선정해 발표했다.
안타깝게도 이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정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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