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8월 15일로서 해방 68주년을 맞는다. 일본 제국주의 강점으로부터 해방된 감격을 체험한 사람들은 90대 이상으로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 요즘 일본의 통치자들이 일본은 한국과 대만을 발전시켰다고 괴변을 토하는 정도가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 해방기념일도 이제는 퇴색되어 지금 세대는 실감하지 못한다.
1919년 3월 22일 조선총독부는 선교사 대표 9명을 초청하여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와다나베 조선 최고재판소장, 고꾸부 법무국장 등 총독부 고위 관리들이 나오고 선교사 대표는 상해 출장 중이던 감리교의 웰치 감독과 장로교의 마펫, 게일, 노불, 선교사였다. 좌담회의 목적은 삼일만세운동을 기독교와 천도교가 주도한 이상 이 운동의 근본적 원인을 분석해서 재발을 막자는 것이었다. 초청된 선교사는 모두 20년 내지 30년을 조선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들 선교사들이 진술한 것은 “조선인은 그 정신세계가 물질세계를 압도한다.”는 것이었다. 게일 선교사의 발언 요지이다. “나는 30년 동안 조선인의 마음의 세계에 들어가 보려고 노력했으나 아직도 구경꾼 정도입니다. 조선인은 육신이 편해도 마음이 편치 않으면 육신의 위안은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들의 정신세계는 고대문화로부터 이어져 왔고, 작용이 복잡하며, 나는 그들의 정신세계를 존경합니다.”
평양에서 30년 전도한 마펫 선교사는 이 모임에서 중요한 말을 남겼다. “조선인에게 물질보다 중요한 것은 ‘의’ 곧 정의로운 삶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굶어도 사람답게 대접받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른 대접 받는 것을 중히 여깁니다.”(Report of Unofficial Conference between Missionaries and Japanese) 여기에서 선교사들이 분석한 조선인은 굶어도 떳떳하고 ‘의’를 따라 사는 것이 그들의 가치관이므로 잘 살게 해줄 테니 굴종하라는 통치 방법은 조선인에게 먹혀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은연한 압력을 일본인에게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에 대한 조선인이 요구한 것은 가난해도 정의가 강 같이 흐르고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 받는 인간 해방을 외친 것이다. 진정한 해방은 사람을 괴롭히는 사태를 고발할 수 있는 사회를 말하며, “아무도 절망 앞에서 굴복하지 말라. 지금도 희망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뜻하는 것이다.
남아공의 해방자 넬슨 만델라가 죽음의 초읽기에 들어가 있다. 그는 27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였는데 “그래도 내가 사는 목적은 인간의 존엄과 해방을 위한 것이다”고 하였다. 프랑스의 철학자 토케빌레가 100년 전에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 교회의 설교는 정의와 인간해방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평하였다. 옛날 미국 교회는 살아있었던 것이다.
진정한 해방은 무엇인가. 그것은 표현의 자유를 뜻하며, 인간의 존엄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말하며, 사람은 신의 높으신 섭리와 창조로서 존재하는 최고의 가치임을 뜻한다. 인간을 물질화하고 노예화하고 예속시키려는 모든 시도와 정치는 인간 해방을 방해하는 요소들이다. 광복절이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뜻하는 좁은 의미에서 벗어나 인간 존엄의 빛이 회복되는 높은 차원의 해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유라는 말은 미국 자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립도 자유를 위한 것이었고 헌법도 자유의 외침이며 국가도 자유의 노래이다. 미국인의 자랑이 자유이고 그들의 긍지와 삶의 의미도 자유를 지키는 것이며 200년 역사도 자유의 투쟁사이다. 패트릭 헨리가 버지니아 의회에서 외쳤던(1775년)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절규는 독립전쟁의 씨앗이 되었고 오늘날까지 미국의 정신으로 남아있다. 이 땅에 들어온 한국이민들도 이러한 미국정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거기에 젖어서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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