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은퇴 후 생활에 필요한 자금이 예전보다 더 늘어나고 있다. 은퇴를 대비한 자금은 생활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신년계획을 세운다고 하지만 계획대로 실천하는 비율은 고작 8%에 그친다고 스크랜튼 대학이 밝히고 있다. 수없이 많은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각오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몸짱’을 만들겠다, 담배를 끊겠다, 또는 은퇴연금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등등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그냥 세워서 되는 것은 아니다. 정기적으로 헬스클럽에 나가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우선 운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또 어떤 운동을 택할 것인가 등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결심을 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은퇴를 대비한 저축 계획도 마찬가지다.
은퇴를 위해 100만달러를 목표로 저축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결심을 했다고 다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처지에 맞는 금액인지, 또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결심은 단지 어두운 밤 허공에 대고 아무 소리나 외쳐대는 것이나 다름없고 또 눈감고 보이지도 않는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아대는 것이나 같다.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패 없는 은퇴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은퇴 후 어떤 생활을 꿈꾸고 있는가.
취미생활, 활동, 또는 외식 횟수 등을 포함한 은퇴 후 모든 계획을 모아본다. 그리고 현재 지출내역을 근거로 매달 세부지출 예산을 만들어본다. 그리고 은퇴 후에 꿈꾸는 생활스타일은 어떤 것이고 또 이를 누리려면 얼마가 들어가는지에 대한 별도의 예산을 만들어 비교해 본다. 현재 살고 있는 생활방식과 은퇴 후 생활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큰 어려움 없이 은퇴에 필요한 예산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차이가 많이 난다면 양쪽을 비교하며 예산을 줄이거나 늘려야 한다. 주택을 가지고 있다면 계속 올라가게 되는 유틸리티와 같은 지출에도 신경 써야 한다. 지출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교통비는 절약이 될 것이다.
▲어디에 살 것인가.
은퇴한 후 현재 사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할 계획이라면 이주할 지역의 부동산 가격과 소득세 등에 대해서도 알아 봐야 한다. 이사 가지 않고 계속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산다고 해도 주택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집을 팔 것인가, 아니면 렌트로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함께 해 봐야 한다. 이에 따른 주거비용 지출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계속 유지한다면 재산세도 계산해야 한다.
현재와 은퇴 후의 소득세 세율 차이, 부동산 세금변화 등에 따라 지출이 달라지게 된다. 또 매달 지출되는 모기지와 렌트비 역시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
▲은퇴 후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은퇴 후 35년 이상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현실적으로 100세가 넘도록 살지는 못한다고 해도 장수시대에 걸맞은 예산을 세우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은퇴자금이 소진돼 말년에 재정상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은퇴 예상 연령을 생각해 보고 자신의 예상 기대수명을 계산해 본다. 소셜시큐리티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의 기대수명 표를 이용, 예상해 보는 것도 좋다.
예상 은퇴까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매달 지출예산에 12를 곱해 1년 예산을 잡아본다. 여기에 은퇴 후 기대수명을 곱하면 필요한 자금을 산출할 수 있다. 계산할 때는 인플레이션 요소를 잊지 말아야 하며 은퇴 후 필요한 비용을 지나치게 적게 잡아서도 안 된다.
은퇴 후 필요 경비를 계산해 주는 웹사이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직접 연 인플레이션 비율을 3%로 계산해 경비를 계산할 수도 있다.
▲장기 간병보험 또는 연금 보험을 생각한다.
장기 간병보험이나 연금보험은 은퇴 후 활동이 자유롭지 못할 때를 대비한 것이다. 장기 간병비용은 많은 은퇴자들의 은퇴 후 지출 경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비의료비용은 건강보험이나 메디케어에서 지불되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주택 간병을 포함한 요양비용 역시 지불되지 않는다. 따라서 장기 간병보험은 몸이 아파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돼 장기 간병을 필요로 할 때 요구되는 것이다.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기 간병보험료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장기 간병이 필요할지의 여부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일부 노인들에게는 수십만달러를 허비하는 불필요한 보험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험은 보험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다. 간병보험료를 매달 지출 예산에 추가해 은퇴 후 필요 경비를 계산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기억해야 할 일은 은퇴 후 지출 경비에 영향을 미칠 많은 요인들은 유동적이어서 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은퇴를 위한 목표액을 몇 년에 한 번씩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한 투자전략의 변화도 아울러 요구된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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