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액 강연료 해명 시도
▶ 퇴직금, 인세 등 엄청 국민정서와 동떨어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0일 “빈털터리에 빚까지 진 상태에서 백악관을 나왔다”는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공화당이 역공 태세를 취하자 적극적인 조기 진화에 나섰다.
힐러리는 전날 ABC 방송의 다이앤 소여와의 인터뷰에서 남편 빌 클린턴이 2001년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날 때 “우리는 완전히 빈털터리였고 변호사 비용 등으로 수백만 달러의 빚까지 진 상태였기 때문에 가계 수지를 맞추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이 같은 발언은 클린턴 부부가 회당 20만달러에서 50만달러에 달하는 강연료 수입으로 2001년 이후 수천만달러의 소득을 올린 것과 관련, 다이앤 소여가 제기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힐러리는 퇴임 후 르윈스키 사건 등과 관련한 상당한 액수의 변호사 비용이 고스란히 개인 채무로 남아 있었고, 모기지와 딸 첼시의 교육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남편과 함께 강연을 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고 밝혔다. 고액 강연료에 대한 나름의 해명을 시도한 셈이다.
이에 대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제이한 윌콕스 대변인은 10일 “퇴임한 전직 대통령에게는 국고에서 연간 여섯 자릿수의 지원금이 지급된다”며 “백악관을 떠나기 전 이미 800만달러 상당의 출판계약까지 체결한 클린턴 여사가 빈털터리 상태로 백악관을 떠났다는 주장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아냥댔다.
윌콕스 대변인은 이어 “뉴욕과 워싱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회당 십만달러대의 강연료를 받는 클린턴 부부가 힘겨운 생활을 했다는 주장은 그들이 평범한 미국인들의 생활에서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조차 힐러리의 9일 발언이 저임금과 소득 불평등에 시달리는 많은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자 그녀는 10일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남편과 나는 많은 미국민이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지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긴급 수습에 나섰다.
힐러리는 이어 “우리는 퇴임 당시 1,200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재차 밝히고 “백악관을 나오면서 우리가 맞닥뜨렸던 것은 현실이었고, 정말 열심히 일해야 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지난 14년간 큰 축복을 받아 왔다. 다른 사람들이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처럼 나는 내가 가진 재능과 자원을 활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힐러리는 이날 뉴욕을 시작으로 자신의 회고록인 ‘힘든 선택들’을 홍보하기 위한 전국 투어를 시작했다. 그녀의 회고록 출간은 이번이 두 번째다.
힐러리는 연방 상원의원이던 2003년 백악관에서의 퍼스트레이디 생활 등을 담은 ‘살아 있는 역사’(Living History)를 내놓았다. 800만달러의 인세를 먼저 받고 출간한 이 책은 100만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2016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 확실시되는 힐러리는 앞으로 몇 주간 전국을 돌면서 회고록 출판 기념회 겸한 ‘민심투어’를 할 예정이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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