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윤인자(57,오른쪽)씨 일행이 북측에 있는 외삼촌 도흥규(85) 할아버지에게 드릴 선물을 정리하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가족들은 이날 속초한화리조트에 집결해 방북과 이산가족 상봉행사 절차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다음날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이동해 꿈에 그리던 가족들을 만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속초 한화리조트에 모인 남측 이산가족들은 북측 가족에 주려고 한가득 가져온 선물 보따리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이들이 준비한 선물은 북측의 매서운 겨울 날씨에 대비한 방한복과 이산가족이 고령인 점을 감안한 구급약품이 주를 이뤘다.
백발이 성성한 권오희(97) 할머니는 북측에 사는 이복아들 주려고 겨울 점퍼 3개와 구급약품을 새로 장만했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편숙자(78) 할머니도 북에 있는 사촌 오빠에게 주려고 점퍼와 내복, 양말, 그리고 치약과 칫솔을 알뜰살뜰 챙겨왔다.
정정애(47) 씨는 아흔을 바라보는 북측의 삼촌에게 줄 의약품에 사용법을 일일이 적은 종이를 정성스럽게 붙였다.
두통약에는 ‘머리 아플 때 드세요’, 파스에는 ‘일하다 다쳤을 때 붙이세요’라는 설명을 적었다. 정 씨는 북한에서 인기라는 초코파이도 넉넉하게 8박스 준비했다.
처고모를 만나려고 장인과 함께 속초에 온 강희욱(65) 씨는 "(처고모의) 신체 사이즈를 정확히 몰라서 옷은 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대신 영양제와 상비약, 생필품 등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남측 가족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산가족이 준비한 주요 선물 목록에 포함됐다.
북측의 리상준(82) 할아버지의 남측 가족은 상봉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는 리 할아버지의 사촌 누나인 이갑름 씨의 사진 파일을 담은 USB와 남측 가족의 사진을 옷가지와 함께 가져왔다.
북측의 동생을 만날 임찬수(88)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같이 온 가족들이 선물 포장을 단단히 했는지 중간중간 일어나 지시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인 이정해 씨는 "이산가족들이 준비해온 선물을 북측 가족이 집까지 잘 가져갈 수 있는지, 특히 현금을 뺏기지 않고 받아갈 수 있는지 확답을 받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정부와 적십자는 이산가족 상봉 시 북측 가족에게 전달할 선물을 일정 부분 제한하고 있다. 현금은 미화 1천500달러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고가의 시계와 주류, 귀금속, 전기기기, 가죽 및 모피 제품, 중고품 등은 선물로 줄 수 없다.
선물이 든 가방의 무게도 30㎏을 넘을 수 없어 이산가족들은 선물을 2∼3개 가방에 나눠 담았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오후 한화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기념 물품 기증식’을 열고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방한복, 속옷, 양말 등 187명분, 3천120만원 어치를 이산가족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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