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량의 수면제 먹고 자살한 듯…조씨 돕고도 최근까지 궁핍한 생활
▶ 유족 ‘강태용 검거 뒤 힘들어해’…경찰 ‘부검 통해 정확한 사인 규명’

20일 오후 대구 동구 효목동 한 사무실에서 조희팔 조카 유모(46)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 감식반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58)의 생사를 규명하는 데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 조씨 조카 유모(46)씨가 2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후 2시께 대구시 동구 효목동 한 사무실에서 유씨가 책상 의자에 앉은 채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숨진 유씨에게 별다른 외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유서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조사 결과 사건 현장에서는 항우울증 겸 수면제 ‘미르타자핀’ 42알이 든 약봉투가 뜯겨진 채 발견됐다.
유씨는 1∼2년 전부터 불면증을 앓아 왔으며 최근 이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씨가 수면제를 다량 복용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2008년 12월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직접 돕고 국내에 귀국한 유씨는 2010년 2월 밀항단속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복역을 마친 유씨는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조씨와 같이 생활했지만 자세한 행적은 드러나지 않았다.
또 조희팔이 중국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2011년 12월에는 조씨 장례식에 참석하고 유골함을 국내로 운구해 경북 칠곡 한 공원묘지에 안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씨는 이 같은 헌식적인 조력에도 최근까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이것저것 사업을 하기 위해 대구 동구에 사무실을 임대했지만 6개월째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자주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숨진 유씨는 최근 조희팔 2인자 강태용(54)이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뒤 주변에 "많이 힘들다"는 등 심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날 유씨 시신이 옮겨진 병원에는 유족들이 모여 검찰과 경찰이 하는 조희팔 수사에 불만을 털어놨다.
한 유족은 "경찰이 재수사 들어간다고 해서 죽었다"며 "(숨진 유씨가)화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 사무실에서 확보한 컴퓨터를 분석해 다단계 사기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2008년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4조 원가량을 가로챈 뒤 강태용보다 한 달여 뒤인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
그는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조씨 사망 근거로 사망진단서, 화장증, 장례식 동영상 등을 제시했으나 DNA 확인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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