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스케치
▶ 둘째 날‘감격·선물’안고 비공개 개별상봉 방한복·평양술 등 주고 받으며 이야기꽃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 날인 한국시간 21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에 참석하기 위해 북측 가족들이 호텔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꾹꾹 눌러 담았던 눈물이 속절없이 터졌다.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단이 21일(이하 한국시간) 이틀째 만남을 이어갔다. 전날 60여 년 만에 재회한 남측 389명, 북측 141명의 이산가족들은 이날도 개별상봉에 이어 공동중식,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 만났다.
개별상봉은 오전 9시30분부터 금강산호텔에서 이뤄졌으며,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후 이산가족들은 오후 12시30분부터 금강산호텔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가슴 속에 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오후 4시30분에는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다시 단체상봉이 이뤄졌다.
◎…상봉 첫 날 60년 넘는 세월을 가로질러 만난 가족들은 20일 빛바랜 흑백 사진과 미처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이들의 사진을 보며 추억과 회한을 쏟아냈다. 남음전(83)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헤어진 북측의 오빠 남명수(85) 할아버지를 만나자마자 얼싸안고 통곡을 했다. 다른 형제들의 소식을 전하던 남 할머니는 오래된 흑백사진부터 최근 찍은 사진들까지 꺼내 사진 속 얼굴을 한 명씩 짚어가며 오빠에게 가족관계와 이름을 설명했다.
◎…둘째 날 개별상봉은 북측 가족들이 남측 가족들의 숙소를 방문해 각자 방에서 이뤄졌다. 북측 가족들은 버스 4대에 나눠타고 이날 오전 9시15분께 금강산호텔에 도착했다. 이들은 남측 가족에게 전달할 ‘공동 선물’로 평양술, 백두산들쭉술 등을 준비했다. 개별 선물을 준비한 가족들도 일부 있었다.
◎…전날 첫 상봉의 감격과 흥분이 이어지고 있는 싱황 속에서도 북측 가족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북측 가족들 중 남성들은 대부분 회색이나 검은색 양복을 입었으며 중절모를 쓴 남성도 많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고령 남성이 딸의 손을 꼭 잡고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북측 안내원들은 ‘가족 번호’를 일일이 확인하며 남측 가족들이 있는 호텔의 층(3~10층)별로 북측 가족을 안내했다.
◎…이날 개별상봉은 전날 단체상봉과 환영만찬 등 공개행사와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상태에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개별상봉에서 양측 가족들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고 전날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눴다. 남측 가족들은 방한복, 내의, 생필품, 의약품 등을 북측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현금은 미화 1,500달러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건넬 수 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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