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공중화장실이 최근 대대적인 탈바꿈 중이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니 하오’ 화장실이란 오명을 벗지 못한 중국 공중 화장실의 변신은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다. 니 하오 화장실이란 이름은 공중화장실임에도불구하고 칸막이 없어서 생겼다. 대부분의 공중화장실이 ‘푸세식’인 것은 물론 앞자리와 옆자리 사이에 칸막이가 없어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서 볼일을 봐야했다.
민망스런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서로 인사를 나누며 볼 일을 본다고 해서 니 하오란 웃지 못할 이름이 중국 공중화장실을 수십년 간 따라다녔다. 최근 눈부신 경제 성장을거듭 중인 중국이 낙후된 공중화장실 때문에 후진국 소리를 면치 못하자 정부가 나서서 화장실을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속속 ‘개장’하고 있는 공중화장실을 한 번 살펴본다. 우선 수도 북경 남서쪽 교외지역 팡산에 문을 연 공중화장실에는 과연 화장실에서 필요할까 싶은시설들로 가득하다. 우선 ‘볼 일’에집중할 수 있도록 변기마다 칸막이가 기본적으로 설치됐다. 사용자들의편의를 위해 자판기와 현금 인출기까지 구비됐고 전기차를 위한 충전장치도 덤으로 설치됐다.
화장실 본연의 기능인 물 내리기기능이 강화돼 ‘터보변기’란 별칭까지 붙었다. 과거 악취로 진동하던 공중 화장실은 온 데 간 데 없고 이제는 백합화 향기의 비누가 마치 라스베가스의 고급 호텔을 연상케 한다.
소변을 보는 그 짧은 시간을 배려해벽면에 개인용 스크린까지 걸려 있을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기본이다. 압권은 실내에 은은한 첼로 반주의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창가에 놓인 알로베라 화분이 마치 집에 온 것과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위생강화와 환경오염물질 감소를 목표로 대대적인 공중화장실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3년 동안 전국의 약 5만7,000개공중화장실이 팡산에 들어선 첨단화장실로 탈바꿈하게 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중국은 이미 1990년과 2010년 사이약 5억9,300만명이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을 이미 업그레이드 했다. 그래도시골 등 외곽 지역은 리모델링 혜택이 닿지 않아 약 1,400만명은 볼 일을 볼 때마다 여전히 앞 사람과 인사를 나눠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최첨단 화장실 등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호화스런 화장실 시설과 관련, 세금 낭비라는 불만이 가장먼저 터져 나왔다. 국민의 혈세를 화장실에 쏟는 대신 가난한 이웃을 위해 써 야한다는 불만이 많다.
반면 자국민들이 보기에도 창피할정도로 낙후된 화장실의 대반전에 자긍심을 표출하는 반응도 있다. 북경의한 운전기사는 도시를 찾는 외국인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첨단 공중화장실 주변에 웃지 못할 풍경도 속출하고 있다. 팡산 공중화장실의 경우 문을 연 뒤부터 매시간 평균 약 12명의 사용자가 들락날락거린다고 한다. 일부는 볼 일이 목적이 아니라 소변기 앞 화면에서 나오는 환경보호 동영상을 보기 위한목적으로 화장실을 찾는다. 일부 사용자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화장실을 사용하다가 뒷사람과 시비가 붙기도 하는 등 웃지 못 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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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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