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습 한계, 지상군 절실한데… 7만명 시리아 반군 전력 약해 공습 후 점령지 수복할 지상군 사실상 시리아 정부군밖에 없어
▶ IS 몰아낼 생각 없는 아사드 반군 공격할 때 도움 받고 IS 지렛대로 정권 정당성도 유지 반군,IS 동시 제거 노리는 듯

시리아 출신 여성들이 2013년 8월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국제연 합인 유엔 건물 앞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 것을 비판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방이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격퇴 문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IS 격퇴를 위한 전제로 지상군의 필요성이 절대적으로 커졌는데 그 역할을 맡아줄 조직이 사실상시리아 정부군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방은 시리아내전을 일으킨 전쟁범죄 주범인 바샤르 알 아사드정권을 퇴진시키지는 못할망정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은 최근 잇따라 아사드 정권의 연장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IS 격퇴를 위해아사드 정권을 인정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SI 격퇴를 포기하더라도 아사드 정권을 퇴진시켜야 하는지 서방은 기로에 다가섰다. 시리아의 운명은 서방국들의 선택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시리아 정부군 도움 필수적
미국은 시리아 지역에서 IS 격퇴를 목적으로대규모 폭격을 벌여왔으며 러시아는 올해 9월30일부터 공군을 동원해 공습을 이어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13일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파리 테러 이후에는 유럽 국가들도 시리아 공습에동참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달 4일 이동하는 공군기지인 핵 항공모함 샤를드골함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했고, 독일은 공중급유기 등을 보내 프랑스의 공습작전을 지원했다. 영국 정부도 이달 3일 시리아 공습 안에 대한 의회 승인을 받아냈다. 전세계 강대국들이 몰려들면서 시리아 전역이 매일 불바다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공습작전이 IS 격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위해서는 한 가지 반드시 충족돼야 할 전제가 있다. 바로 IS 거점에 대한 대규모 공습 이후 초토화된 지역을 곧 바로 점령지로써 수복할 전력을 갖춘 지상군이다. 공습을 통해 IS를 쫓아낸들 해당지역을 물리적으로 점령할 수 없으면 결국 IS에도로 뺏길 수밖에 없고, 실익 없이 무고한 시민들의 살상만 초래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지상군 역할을 맡아줄 세력이 시리아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이 보유한 시리아 정부군밖에 없다는 데 있다.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은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면서 시리아로의 지상군파견에 주저하고 있다. 서방은 현재 온건 반군을지상군으로 운용하려고 하지만 IS에 비해 현저히전력이 약한데다, 온건 반군 세력 들 간에도 수십개의 종교적 분파와 지역 토호 세력 등으로 나뉘어져 대립하고 있어 정규군으로 편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에서 IS의 거점 지역을 장악할 만큼 전력과 조직력을 갖춘 집단으로는 시리아 정부군이 거의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서방 아사드 정권 용인할 뜻 보여
하지만 아사드 대통령은 자신의 장기집권을위해 반정부 세력을 유혈진압 하면서 시리아내전을 일으킨 주범이다. 수년 째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에서는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해유럽은 올해 심각한 난민 유입 사태를 겪기도했다. 특히 시리아 정부군은 2013년 8월21일반군이 점령 중인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에 국제적으로 금지된 화학무기 공격을 벌여 반군과시민 등 약 1,300명이 사망했다. 반군은 시리아내전을 해결하기 위한 단초로 진행되는 평화회담에서 가장 우선적인 평화 조건으로 아사드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IS 격퇴를 위한 발판으로 시리아 정부군에 의지하게 되는 것은 결국 아사드 대통령의 정권유지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실제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주장해왔던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IS 격퇴를 위해 시리아 정부군의 지원이 필수적인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점차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철회하는 양상이다.
아사드 정권은 이슬람에서 시아파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수니파 테러단체인 IS를 공격할 충분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또 그만한 전투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때 시리아 정부군이 오합지졸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지난 2년 동안 시아파인 이란의 혁명수비대, 이라크 군대, 레바논의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점차 정규군으로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사드 대통령은 IS를 시리아에서 몰아낼 생각이 없다는 게 정설이다. IS를 통해 아사드 대통령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골칫거리인 반군을 몰아내는데 IS의 도움을 얻을 수 있고, IS를 지렛대로 아사드 정권의 정당성을 서방으로부터 인정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사드 대통령은 IS가장기간 세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IS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조직원 포섭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이다. 시리아 반군을 무찌르고 IS 세력까지 축소되면 시리아에 펼쳐질 무주공산에아사드 대통령이 손쉽게 깃발을 꽂을 수 있을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IS의 입장에서도 반군 격퇴라는 공통된 목표는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시리아 국민의70% 이상은 수니파로 분류되는데 반군을 몰아낼경우 그 혼란상황에서 더욱 많은 젊은이들이 IS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최근 “시리아 정부군은 IS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지난해 북부에 있는 소도시 탈 리파아트등 반군 거점 지역 수십 곳을 공격했다”라며“ 양측의 협력체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IS 격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아사드 정권 편에 서서 반군 공격에 열을 올리고있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17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연말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지상전이 계속되는한 IS 근거지에 대한 러시아 공습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방은 러시아의공습 목표가 대부분 IS와는 동떨어진 반군 거점 지역인 것을 확인한 상태다.
결국 지금과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는 IS 격퇴는 달성할지 몰라도 수년 간 시리아 난민 수백만 명을 발생시키며 인류에 재앙적 범죄를 저지른 아사드 대통령을 용서한다는 뜻이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서방은 ‘IS 격퇴 또는 아사드 정권의 퇴진’이라는 선택지 가운데 결국 하나를 골라야할 것”이라며“ 시리아 문제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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