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창가서 쓰러진 라마 오돔 최고의 검색 횟수
▶ 65세에 성전환 전 육상 영웅 케이틀린 제너 3위

지난 7월 미국인 치과의사에게 도륙당한 ‘아이콘’ 사자 세실.

남자배우들 가운데 최다 검색대상이 된 할리웃 난봉꾼 찰리 신.

성전환 수술을 받은 올림픽 육상 영웅 케이틀린 제너가 에스피상 시상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구글 검색으로 살펴본 ‘2015 화제의 인물’
현대인은 가십과 스캔들을 좋아한다.
구글이 얼마전 발표한 올해의 검색어 순위를 살펴보면 이 같은 성향이 뚜렷이 드러난다.
구글 검색창 이용자들은 파리 테러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대응, 안전지대를 향하여 ‘죽음의 항해’를 하는 시리아 난민들에 대해서도 비교적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안테나의 주파수는 유명인들의 스캔들과 가십에 맞추어졌다.
구글도 올해의 검색어 발표와 관련한 배경설명을 통해 미국인들은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정신을 산란케 하는 정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국내외적으로 최고의 검색 횟수를 기록한 화제의 인물은 지난 10월 라스 베가스 사창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로 발견된 전 미프로농구(NBA) 선수 라마 오돔이었다.
오돔과 이혼에 합의한 클로드 카다시안의 가족들이 그를 병문안했다는 소식과 함께 화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두 사람이 극적으로 이혼을 취소했다는 뉴스가 터져 나오자 그를 향한 세간의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카다시안은 올해 성전환 수술로 화제를 불러 모은 리얼리티 TV 스타 케이틀린 제너의 의붓딸이기도 하다.
케이틀린 제너는 지난 4월 65세의 나이에 올림픽 육상 영웅 브루스 제너에서 ‘완전한 여성’ 케이틀린 제너로 탈바꿈하면서 올해의 인물 카테고리에서 3위에 올랐다.
이 부문 2위는 무패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이종격투기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가 차지했다.
로우지는 올해 ESPN이 선정하는 ‘에스피상’(ESPY) ‘최고 파이터’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에스피상은 미국의 오락·스포츠 전문 유선방송인 ESPN이 19개 스포츠 부문에서 선발한 남녀 최우수 선수 및 최우수 코치·팀·게임, 눈부신 활약을 한 선수 등에게 주는 상이다.
4위는 최근 정규 3집 ‘25’를 발표한 ‘팝의 여왕’ 아델(27)에게 돌아갔다. 영국팝스타인 아델은 비스포츠인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전체 검색빈도를 기준한 2위와 3위 자리는 1위에 랭크된 오돔의 뒤를 이어 올해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영화 ‘주라식 월드’와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돌아갔다. 파리 테러는 전체 검색어 순위 6위로 처졌다.
미국인들은 배우들에 지대한 흥미를 보였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그들의 연기력 때문이 아니라 선정적 타블로이드 신문에 어울릴 지저분한 스캔들 때문이었다.
남자배우 부문에서는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긴 채 엽색행각을 벌여온 할리웃의 난봉꾼 찰리 신과 40명 이상의 여성들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원로 흑인 코미디언 빌 코스비, 그리고 지난 2월 레이디 가가와 약혼한 테일러 키니가 1위에서 3위를 휩쓸었다.
호주 출신의 여배우 루비 로즈는 TV 드라마 ‘Orange Is the New Black’에서 ‘유동적 성’을 보여주는 인상적 연기로 네티즌들의 구미를 자극하며 여배우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
로즈와 함께 공동 1위 자리를 나눠가진 여배우는 ‘다이 하드’ 시리즈를 통해 ‘터프가이’의 이미지를 굳힌 브루스 윌리스와 그의 전처 데미 무어 사이에 태어난 루머 윌리스였다. 그녀는 ‘댄싱 위드 스타스’ 2015시즌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장안의 화제를 독점했다.
구글 검색빈도를 근거로 정치인의 지지율을 가늠한다면 1위는 단연 도널드 트럼프의 몫이다. 정치인들 가운데 인기 검색어 2위를 기록한 주인공은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버니 샌더스. 이어 여성 기업인 출신으로 공화당 경선주자로 나선 칼리 피오리나와 흑인외과 전문의로 역시 공화당 경선 후보인 벤 카슨이 그 뒤를 따랐다.
디즈 너츠라는 이름으로 무소속 기치를 내걸고 차기 대권싸움에 출사표를 던진 아이오와의 10대 청소년이 6위를 거머쥔 것도 이채롭다.
반면 내년 11월 대선을 통해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미국인들은 또 허리둘레를 키우는 음식물에도 유별난 관심을 보였다.
칼로리에 민감한 미국인들은 스타벅스 커피가 새로 출시한 토스티드 그라함 라테를 자주 검색창에 올렸다. 토스티드 그라함 라테는 통밀에 우유를 섞은 에스프레소 커피다.
칼로리 관련 카테고리 2위는 타코벨이 개발한 그릴드 스터프트 나초가 차지했다. 스터프트 나초는 토스티드 그라함 라테와 함께 네티즌들 사이에서 ‘몸매를 망치는 별미’로 통한다.
미국인들은 구글 검색기능을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로 활용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스냅챗 업데이트가 발표되자 사용방법에 관한 질문을 다투어 검색창에 올렸다.
여행관련 카테고리에서는 멕시코 휴양지 칸쿤 방문 때 짐 싸는 요령과 디즈니랜드 바로 알기가 각각 1, 2위에 올랐다.
구글은 인기 검색어 순위명단과 함께 에스피상(Espy Awards) 시상식에서 화합과 관용의 중요성을 역설한 케이틀린 제너의 연설 동영상과 함께 11월에 발생한 파리 테러,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블랙 라이브즈 매터’ 무브먼트의 태동, 동성결혼 권리를 인정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 지난 7월 미국인 치과의사에게 도륙당한 ‘아이콘’ 사자 세실 등의 영상에 맞춰 내보냈다.
구글의 인기 검색어 순위는 현대인의 관심이 표피적이고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사건이나 이벤트로 심하게 기울어졌음을 시사하는 확실한 증거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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