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 10년 웬만한 악재는 극복 저유가 지속 소비·고용시장 호재
▶ 모기지 금리 상승 첫집 장만엔 애로

새해 민간 소비 증가세는 2.8% 수준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일자리의 질 향상, 유가를 비롯한 각종 물가 안정세, 추세적인 금리 인상기가 보여준 불확실성 해소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아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성장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낳고 있다. [AP]
경제의 방향타가 9년 만에 향배를 바꿨다. 초미의 관심이었던 미국의 기준금리가 지난달 드디어 0.25%포인트 인상되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추세적인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가 회복기를 거쳐 확장기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더디지만 한번 확장기로 방향을 잡으면 웬만한 악재를 뚫고 호경기로 전진한다는 뜻이다.
거시경제 전망은 거의 10년 만에 금융위기를 이겨낼 만큼 긍정적이다. 당장 내년부터 그리될 전망이다. 미시경제 차원에서는 분야별로 당연히 부침이 있다. 웰스파고는 최근‘2016년 연례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도‘2016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고 미국 경제를 조망했다.
■금리인상기, 급격한 경기위축은 없을 것
경제가 추세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저축이 사실상 전무한 개인의 금리부담은 다소 늘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 전반에는 우려가 크지 않다.
미국이 1994년 2월부터 1년간 7차례에 걸쳐 급격한 금리인상(3.0→6.0%)을 했을 때는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멕시코 등 취약 신흥국의 경제,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는 둔화됐다. 당시 미국 경제 성장률도 1994년 4.0%에서 1995년 2.7%로 1년간 1.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2004년 6월부터 2년간 17차례에 걸쳐 점진적으로 금리인상(1.0→5.25%)을 했을 때는 국제 금융시장이 단기 조정 후 안정세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미국 경제는 2004년 3.8%에서 2005년 3.3%, 2006년 2.7%로 2년간 1.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통화정책의 정밀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미국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이번 점진적인 금리인상의 계기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필연
지난해 12월 9년만의 기준금리 인상과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강세를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웰스파고는 달러화와 세계 7대 화폐를 가상 비교한 결과, 올해 말까지 4% 가량의 달러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FRB의 금리인상 기조에 발맞춰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기타 개발도상국가 화폐들에 비해 점진적으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달러 대비 러시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 국가들의 화폐 환율은 크게 오를 전망으로 이 지역과 무역을 하는 기업 및 사업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수출은 지난해 1.2% 증가에서 새해 1.6%로 증가폭을 넓힐 전망이다.
■고용시장 개선, 소비여건도 우호적
2016년 고용은 매달 평균 18만8,000명으로 최근 수년간 평균치에 조금 못 미칠 전망이다. 신규 일자리 증가폭도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의 질은 개선돼 개인소득 증가폭은 지난해 4.6%에서 5.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인 일인당 540달러의 개스비 절약 효과를 보게 한 저유가 행진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까지 배럴당 80달러까지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 평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배럴당 47달러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의 기준이 되는 국제곡물 가격도 생산 호조, 재고 확대 등으로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목표로 한 2.0% 안팎에서 움직일 전망으로 엘니뇨 등 기상악화에 따른 작황부진 등이 변수일 뿐이다.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은 초과공급이 점차 완화돼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겠지만 추세적인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노동시장의 질 개선, 소비여력을 증가시킬 주변 환경의 우호적인 변화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는 소폭 조정이 예상됐다. 웰스파고는 지난해 3.1% 증가한 민간소비가 새해에는 2.8%를 전망했다.
■부동산 상승 여력 충분, 집값 상승률 3.5~4.0% 수준 예상
부동산 시장은 고소득 일자리 및 외국인 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상승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신규주택 착공은 지난해 11.6% 증가에 이어 올해도 11.6% 증가한 125만채로 예상된다. 싱글 패밀리 하우스는 13.9% 증가하고 아파트는 7.5% 건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업 지구의 부동산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온라인 소매업과 국제 무역, 미국 내 생산 증가에 따른 것이다. 호텔도 더 늘어나는 등 상업용 부동산 개발 건수는 지난해 1.2% 감소에서 올해 1.5% 증가로 반전이 예상된다.
주거용 주택 가격 상승은 추세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상승률은 3.5~4.0%로 웰스파고는 4.0%를 점쳤다. 도심 외곽지역의 주택 값도 상승 여지가 있다. 도심 거주지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밀레니얼 세대들이 결혼 후 외곽에 집을 장만하는 트렌드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모기지 금리도 덩달아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단기금리인 기준금리와 대표적인 장기금리인 모기지 금리가 괴리를 보일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2016년 한해는 동조현상을 보일 것이란 지적이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연말까지 4.5%로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매입은 뜸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값 상승폭보다 렌트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생애 첫 집을 장만하려는 이들이 다운 페이먼트를 저축하는데 애를 먹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33세였던 첫 주택 구입 중간 연령은 올해 소폭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규주택 판매는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해 신규주택 판매는 15%가 늘었고 이런 추세가 새해에는 26% 증가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신 주택구입을 위해 필요한 크레딧 스코어는 다소 낮아질 수 있다. 3년 전 융자가 거절된 신청자들의 평균 크레딧 점수는 729점(FICO 기준)이었고 지난해 3분기 융자를 받은 이들의 평균 점수는 723점이었다. 전문가들은 새해 이 데드라인이 710점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류정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