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극단적 발언에도 인기 지지율 1위 유지할 지 주목
▶ 테드 크루즈·마르코 루비오 상승세 속 역전 노려 ‘안개속’

11월8일 미국 대선을 향한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지난 12월12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연설을 마친 후 지지자가 준 트럼프 인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화당 대선 레이스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의 안개속이다. 기성정치인 외의 인물, 즉 '아웃사이더' 돌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얼마나 계속될지는 의문이다.
공화당의 아웃사이더 주자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다. 트럼프는 거침없는 막말과 불확실한 정보를 근거로한 일방적인 몰아치기, 특히 최근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IS발호로 인한 미국인들, 특히 보수층의 갑갑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어 당내 후보 중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때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의 질주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었으나 부동의 1위 자리를 수개월동안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오히려 최근들어 지지율이 더 상승하는 추세까지 보이자 당혹해 하고 있다. 공화당의 고민은 과연 보수 입맛에 맞추는 트럼프의 전략으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본선에서 누를 수 있느냐이다. 그렇다고 트럼프를 버릴 수도 없다.
트럼프가 독립적으로 3당을 만들어 출마한다면 공화당 보수표의 상당한 이탈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대안이 없다는 말이다.
그나마 공화당이 기대를 모으는 인물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2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다. 이들은 트럼프와 달리 정치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데다가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과의 맞대결에서도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간의 의안을 삼아야 할 지경이다.
한때 부동산 재벌이자 방송인 출신인 트럼프와 함께 신예 '돌풍'을 일으켰던 신경의사 출신 보수논객 벤 카슨은 인기도가 급락해 현재 루비오 상원의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기대를 모았던 정치 명문가 출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근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5%로 멀어져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지난 10월28일 3차 TV토론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들이 극적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퀴니피액대학이 지난달 초(2일) 공개한 전국 여론조사(11월23∼30일·1,453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27%로 1위를 달렸다. 이 대학의 10월 조사 때 보다 3% 포인트 올랐다.
트럼프 다음으로는 TV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탄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17%로 2위를 기록했고, 카슨은 10월에 비해 무려 7%포인트 하락한 16%에 그치면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공동 3위로 밀려났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그후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 등으로 올라가고는 있지만 크루즈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두 배 이상 뛰면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과 NBC가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의 27%는 트럼프를 대권 후보로 지지했다.
이는 이들 언론사의 직전 조사였던 10월 말보다 4%포인트 오른 것이다. 크루즈의 지지율은 22%로 나타나 지난 조사의 10%보다 배 이상이 됐다.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도 13%포인트에서 5%포인트로 줄어들었다.
크루즈의 지지율이 많이 높아진 데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음주의 기독교인, 티파티 지지자, 그리고 다른 보수주의자를 공략하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는 15%의 지지율로 3위에 올랐고,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11%)과 전 플로리다 주지사인 젭 부시(7%)가 뒤를 이었다.
지난 10월 조사에서 29%로 1위에 올랐던 카슨은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급감했다.
여기에는 주요 현안에 대한 잇단 말바꾸기와 정책비전 미흡, 캠프 내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세론 가능할까
트럼프가 다시 상승세를 타는 것은 사상 최악의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안보 이슈가 급부상한 상황에서 그가 '이슬람국가'(IS)는 물론이고 무슬림 데이터베이스(DB)화 ·모스크(이슬람사원) 폐쇄 등 미국 내 무슬림을 향한 극단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강경 보수 진영의 표심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트럼프 '돌풍'이 소멸하기는커녕 갈수록 실체로 자리매김하는 흐름을 보이자 당 주류 진영이 곤혹한 처지에 빠졌다.
주류 측에선 트럼프가 사실상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을 비하해 온 것은 물론 여성과 흑인에 대해서도 차별적 발언을 일삼아 큰 논란에 휩싸인 만큼, 그가 본선에 나설 경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선판의 초반 흐름을 좌우해 '대선풍향계'로 통하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는 데 있다.
주류 진영을 대표하는 루비오·크루즈 의원이 10% 중반대로 올라서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트럼프를 꺾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때 유력 주자였던 부시 전 주지사에게는 아예 기대를 접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형국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의 인기가 가라앉기만을 바라 온 주류 진영에 '플랜B'가 없다는 데 공화당의 고민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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