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 패턴이 다른 부부 어떤 영향 있을까?
▶ 배우자 생체리듬 방해 결코 유익하지 못하다
몇년 전 한 주택 건설 업체가 코골이 방이 딸린 주택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코를 심하게 고는 배우자의 배우자를 배려한 독특한 발상이다. 건설 업체가 코골이 방이라는 명칭까지 달며 별도의 침실을 굳이 집어넣은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부부간 수면 패턴이 달라 서로의 숙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주변에서 흔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부부간 다른 수면 패턴에 대한 이렇다 할 정답을 제시한 연구는 그동안 진행된 것이 없었다. 최근 뉴욕 타임스가 수면 패턴이 서로 다른 부부에게 어떤 영향이 있고 적절한 해결책은 과연 있는지 등의 내용을 다룬 작가 브루스 펠리어의 칼럼을 보도했다.
펠리어가 부부간 수면 패턴 차이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것은 최근 있었던 부부 동반 야외 식사자리에서다. 여러 주제의 대화를 나누던 중 한 부인이 남편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고백을 하면서다. 그녀는 자녀들이 잠자리에 들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곧장 곯아 떨어지지만 남편은 주로 저녁 늦게 퇴근해 집에 온 뒤 부인의 잠자리를 확인하는 일이 일상 생활처럼 이어졌다. 다음날 아침 부인은 출근 준비를 위해 오전 4시반에 기상, 남편의 곯아 떨어진 모습을 보며 집을 나서기때문에 부부가 서로 얼굴을 맞댈 시간이 많지 않다는 고백이다. 이 부인의 고백이 있은 직후 모임에 참석한 대부분의 부부들이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부부간 수면 패턴이 다른 것은 분명한데 부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모두들 의문을 제기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부가 다른 시간대에 수면을 취한다고 해서 부부 관계가 금이 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수면 시간을 억지로 빼앗아 가면서까지 굳이 얼굴을 맞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독일 뮌헨의 루드윅 맥시밀리언 대학의 틸 로엔버그 시간 생물학 교수는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이유로 배우자의 생체 리듬을 방해하는 것은 유익하지 못하다”라며 “생체 리듬에 맞춰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직장이나 사회에서 효율이 떨어지는데 결국 배우자가 원망의 대상이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잠을 자는 부부 관계에서도 얼마든지 장점을 찾을 수 있다. 갓 태어난 자녀를 둔 부부의 경우 새벽마다 깨서 우는 아이를 보는데 서로 다른 수면 패턴을 활용하면 싸울 일이 줄어든다. 또 배우자가 수면을 취하는 동안 다른 배우자가 눈치 볼 필요없이 취미 생활을 즐긴다면 부부 관계를 돈독히하는 윤활유가 될 수도 있다.
피츠버그 대학의 헤더 건 ‘부부 수면학’ 연구 교수도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해 동시간에 잠자리에 들 필요가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건 교수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다르지만 부부가 서로 잘 맞고 오히려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 나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그래도 한쪽 배우자가 아쉬운 감을 떨쳐 내지 못한다면 수면에 크게 방해 받지 않는 시간대인 취침전 약 30분전이나 주말 시간대를 활용해 부부간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 교수는 덧붙였다.
그렇다고 천생연분처럼 수면 궁합이 딱 들어 맞는 부부에게 좋은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약 60%에 달하는 사람들이 배우자 등 다른 사람과 함께 잠자리에 드는데 수면 시간이 다르거나 상대방이 수면 장애 등이 있는 경우 두 사람 모두 영향을 받기 쉽다. 대표적인 예로 코를 심하게 고는 배우자와 자야하는 경우다. 코고는 배우자를 둔 부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배나 더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중 한명이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경우도 부부간 만족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부부간 서로 다른 수면 패턴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각자의 생체 시계에따라 아침형 인간 또는 저녁형 인간을 정해지기 때문이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을 결정짓는 요인은 유전과도 관계가 깊고 때로는 성별, 연령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로엔버그 교수에 따르면 잠자리 시간을 결정하는 생체 시계는 부부간 최고 12시간까지나 차이가 나기도 한다. 각자 다른 잠자리 시간을 결정짓는 요인은 유전자, 연령, 성별 외에도 셀 수 없을조차 많기때문에 정확한 요인을 꼭 짚어내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다.
<뉴욕 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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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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