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잔의 초대/ 박화영 인코코(INCOCO) 회장
![“예술적 창의성으로 네일업계에 혁명 일으켰죠” “예술적 창의성으로 네일업계에 혁명 일으켰죠”](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01/21/20160121065113561.jpg)
<천지훈 사진기자>
세계적인 테너 꿈꾸며 미국유학
부친 작고후 생활고로 아르바이트 전전
버스안서 매니큐어 말리는 모습보고
`붙이는 매니큐어' 영감
2012년 연매출 1억달러 돌파
문화재단 만들어 후배예술가 양성 꿈
‘세계 최고의 성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비즈니스가 전세계 네일업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바로 ‘붙이는 매니큐어’라는 독보적인 기술과 창의성으로 시작된 박화영 인코코 회장의 성공신화는 계속 되고 있다.
●‘붙이는 매니큐어’ 개발
“일반적으로 예술가는 사업을 잘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사업에 관한 지식과 경험, 인간관계 네트웍 등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성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성장을 하겠지만 큰 성공은 일등만으로 안된다. 또 지금 일등이라고 계속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어야 한다. 요즘 시대의 가치는 ‘베터(Better)’가 아닌 ‘다름(Different)’이다.”
박화영 인코코 회장이 개발한 붙이는 매니큐어는 10분이면 완성된다. 마르는 시간이 필요없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의 네일 폴리시 어플리케(Nail Polish applique)-필름 형태의 매니큐어를 떼어내어 손톱모양에 맞추어 붙이면 끝난다. 네일 폴리시를 95% 정도 말린 상태에서 밀봉을 시킨 이 매니큐어는 베이스, 컬러, 탑코트, 디자인이 다 압축돼 있다. 2주간 보존되며 지우고 싶으면 전용리무버에 손톱을 살짝 담궈 비벼주면 된다.
작년 한 해 전세계 화장품 가운데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바로 인코코 제품이란다. 뉴저지 클리프턴에 본사를 둔 인코코(Innovative Cosmetic Concept, 혁신적인 미용컨셉트의 준말)는 인코코 프로덕츠, 이노베이티브 코스메틱 컨셉츠의 두 개 화장품 제조회사를 운영하며 현재 미국내는 물론 한국, 중국, 일본 등 27개국에 600종이 넘는 디자인을 수출하고 있다.
“그동안 로레알, 샤넬, 세포라, 코티, OPI 유명 브랜드에 납품을 해 미국내 네일샵, 드럭스토어 등에서 팔렸으나 2년 전부터 인코코 자체 브랜드로 나가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비행기만 100번 탔다. 중국, 유럽, 남미, 아시아에 출장을 다니며 한국에 코엑스 몰을 비롯 50군데, 중국에 250군데, 일본에 100군데로 단독 매장을 열었다.”
박화영의 문화적 감성이 고스란히 들어간 인코코 네일제품들이 네일업계에 혁신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탄탄대로를 달려가고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자
1958년 서울 출생인 박화영은 일본에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CEO인 아버지, 차분한 성격의 어머니의 3남3녀 중 다섯 번째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났다. 중학교 음악시간에 노래를 했는데 음악선생이 “너 성악가가 되면 성공하겠다”며 그날이후 방과 후면 성악레슨을 해주었다.
1984년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한 그는 1988년 세계적인 테너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 유학을 왔다. 그는 식당 웨이터, 가정집 및 사무실 청소, 페인트공,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 다단계 판매원 둥의 일을 했다. 시카고 음대 석사, 뉴욕 메네스 음대 프로페셔널 과정을 하였으나 피아니스트인 아내 박혜란을 만나 결혼하면서 가정도 책임져야 하니 그만 꿈을 접어야 햇다.
“어떤 분야에서 일하더라도 아르바이트라 생각한 적이 없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했다. ‘이건 어떻게 만들어졌기에 이런 기능을 가졌을 까?’ 하는 호기심이 판매하는 정수기를 모두 해체시켜 그 원리를 안 다음 고객들에게 설명했다. 예술을 잘 하면 과학도 잘한다. 사업을 하는 것도 상상력이 넘쳐나면 새로운 것을 고안해낸다. 매니큐어는 반드시 붓으로 칠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네일팔리시가 액체지만 마르면 고체가 된다. 액체는 바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니 필요가 없다. 그러면 액체를 없애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을 연구했다.”
1980년대후반 뉴욕에 네일살롱 붐이 일어나던 때 맨하탄 32가에서 86가로 성악레슨을 받으러 가는 버스 안이었다. 택시 뒷자리에 탄 백인여성이 매니큐어를 후후 불어 말리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매니큐어를 종이 위에 붓고 나무젓가락을 펴서 말려보고 다시 실리콘 종이위에 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987년 첫 제품을 개발했다. 제대로 된 상품이 나온 것은 2005년이었다.
박화영은 수년간 매니큐어 필름 제작기계에 대한 공부를 했다. 자동화 기계 컨벤션에 참가하고 용접과 밀링, 선반, 프레스 기술을 독학으로 배웠고 2003년 대량생산하는 기계를 개발했던 것이다.
그즈음, 대금이 밀려 공장 압류 날짜를 받아놓은 절박한 때, 로레알 그룹과 납품 계약을 맺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어 에이본, 샤넬, 에스티로더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2005년에는 연 매출 1,000만 달러를 훨씬 넘어섰다. 2012년에는 연매출 1억달러를 돌파했다. 몇년간 다단계 외판원을 하면서 독학으로 공부한 것이 20개가 넘는 엔지니어링 특허로 돌아왔다. 그는 ‘돈을 넘어서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었다는 것에 네일업계의 스티브 잡스가 되고싶다’고 한다.
●호기심과 독창성
박화영을 보면 호기심, 집념, 독창성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그가 처음으로 차린 자전거샵에서도 이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자전거샵이 너무 작아 매출이 오르지 않자 다른 동네 자전거샵을 찾아가 팔아줄테니 수수료를 달라고 해 큰 가게 5군데와 계약했다. 동네아이 5명에게 티셔츠를 맞춰 입혀 자전거 묘기팀을 만들어 매일 가게 앞에서 쇼를 하니 손님이 몰릴 수밖에.
동에 아이들이 고장난 자전거를 타다가 다치자 시장을 찾아가 1년에 한번 자전거 검사를 제의했고 그 결과 불합격된 자전거는 모두 그의 가게로 찾아오니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자전거샵 하면서 번 돈으로 미용산업을 배우고자 동네미용실을 인수하여 두 가게를 운영, 2년 반 후 가게를 정리한 뒤 1988년 뉴저지 클리프턴에 인코코 드라이 매니큐어 제조 및 판매기업을 차렸다. “워낙 빨리를 원하는 시대이다보니 붙이는 매니큐어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다. 색조 부분 화장품도 나올 예정이다.”
인코코는 2015년부터 미스코리아 공식 후원사로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박화영은 성공한 사업의 열매를 혼자만 누리지 않는다. 2세를 키우고 후배를 후원하고 있다. 그 자신 성악가로 20명의 후배를 직접 가르쳐 메트 오페라 가수인 캐슬린 김을 비롯 원태헌 등의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를 배출했다. 뿌리교육재단에 5만달러를 후원했고 현재 가든 스테이트 오페라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예술적인 경영자
박화영은 엘리스 아일랜드상, 연방의회 특별상, 뉴저지 주하원 공로결의안, 110주년 한인이민의 날 올해의 인물상 등을 받았고 국제언론인클럽의 ‘2015년 글로벌 자랑스런 세계인, 한국인 대상‘도 수상했다.
“음악, 미술, 패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하모니(가칭) 문화재단을 만들겠다. 음악가로서의 경험과 네트웍, 백그라운드 등을 기반으로, 내가 못 다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뤘으면, 최고의 예술가 배출을 돕겠다. 1.5세 사무총장을 뽑는 대로 시작한다.”
박화영• 박혜란 슬하에 1남1녀를 두었고 딸은 맨하탄 광고회사, 아들은 엔지니어로 현재 인코코에서 경영 수업 중이다. 현재 400여명의 직원이 인코코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직원들은 회장을 보고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에게는 경영인으로서 권위적인 자세가 없다. 직원이 90도로 인사하면 짜증이 난단다.
해박한 지식에 화려한 언변, 남들이 체면차리느라 못하는 말도 거침없이, 솔직하게 하다 보니 옆사람은 대리만족을 느끼며 박장대소 한다. 그는 평생 어머니의 “암만 어려워도 어렵다는 말을 하지말라‘는 말을 잊지 않고 있다. 매사 낙천적인 그에게 친구가 많다. 셀폰에 저장된 번호가 2,000개.
“비즈니스를 하려면 진짜 부지런해야 한다. 새벽 5시반이면 일어나서 아침에는 거의 문화생활을 한다. 음악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한다. 책을 보고 미술사 공부도 한다. ”
그는 인터뷰 내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존재의 이유를 선사하는 문화적인 삶을 강조했다. 박화영은 ‘예술적인 경영자’가 되고자 한다.
<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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