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49.8% vs 샌더스 49.6%”
샌더스측 재검표 요구 검토
힐러리 8년전 ‘악몽’ 못떨쳐
막말·기행 트럼프 ‘거품’ 꺼지나
테드 크루즈(텍사스) 연방상원의원이 1일 대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공화당 경선에서 이변을 연출하면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격파했다.민주당 경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상대로 고전한 끝에 간신히 승리했다.
아이오와주내 99개 카운티의 총 1,681개 기초 선거구에서 이날 오후 7시 일제히 실시된 코커스의 개표 결과, 크루즈 의원은 오후 9시30분께 27.7%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당내 극우 티파티 세력과 복음주의자들을 지지기반으로 한 '쿠바계'인 크루즈 의원은 당 대선후보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트럼프는 크루즈 의원에게 4%포인트 가량 뒤지는 24%의 득표율을 얻는데 그쳤을 뿐 아니라 23%를 얻어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에게마저 바짝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일각에선 경선전 기행과 막말로 일관했던 트럼프에 쏟아졌던 여론의 폭발적 관심이 이제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자정을 넘겨 새벽이 되도록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이 승부를 확정짓지 못하는 역대급 초접전 '계가 싸움'이 벌어졌다.결국 2일 오전 3시(현지 시간)를 넘겨서야 민주당은 클린턴 전 장관의 승리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아이오와 코커스의 최종 개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49.8%, 샌더스 의원은 49.6%의 득표율을 각각 올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 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전 샌더스 의원 캠프는 '힐러리 승리'를 인정하지 않으며 재검표를 요구할 움직임을 보여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캠프의 한 관계자는 "아이오와 민주당에 재검표를 요구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당사자인 샌더스 의원도 2일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로 떠났지만, 아직 자신의 패배를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힐러리 전 장관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8년 전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발목을 잡히며 대권의 꿈을 접었던 '악몽'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이번에도 샌더스 의원과 긴 싸움을 벌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75세의 노정객인 샌더스 의원은 '정치혁명'을 향한 미국인의 열망을 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워싱턴 기성 정치를 대변하는 클린턴 전 장관의 간담을 서늘케 함으로써 향후 레이스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정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편 이날 첫 승부에서 졸전을 한 민주당의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경선참여 중단을 선언, 중도 탈락했다.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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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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