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피아니스트 조숙경 씨
미시간 주립대학인 그랜드 밸리(Grand Valley)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숙경 씨가 버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위해 뉴저지를 방문했다. ‘섬세하고 환상적인’ 연주로 알려진 조씨는 지난 1월 30일 잉글우드 제일장로교회에서 열린 버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정기 연주회에서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9번을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조숙경 씨를 만나봤다.
“눈이 쌓여서 비행기가 결항되는 바람에 못 오는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일요일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던 일정이 화요일로 늦어졌다. 오케스트라와 맞추어 볼 시간도 제대로 없었다. 도착하자마자 최우명 지휘자와 짬이 날 때마다 호흡을 맞추었다. 연주자에게 늘 따라다니는 불안이지만, 이렇게 애를 먹는 일도 흔치는 않다.
어쨌든 기립박수를 받았다. 시간이 없어 더 집중했다고는 하지만, 평소의 내공이 드러났을 것이다. 조씨는 고등학교 2년을 로드 아일랜드에서 마쳤고, 줄리아드에 진학해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볼티모어의 피바디(Peabody Institute of the Johns Hopkins University)에서 석사를, 그리고 다시 줄리아드에서 박사를 했다. 그리고는 미시간에서 조교수를 시작했는데, 미시간은 음악교육 환경이 매우 뛰어난 곳이라고 한다. 전국음악교사협회(Music Teachers National Association)의 미시간 챕터가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 또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자연히 음악 수준이 높다.
조씨의 연주가 ‘섬세하고 환상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씨는 슈베르트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음악을 통한 ‘내면으로의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슈베르트가 좋다고 말한다. 그러한 곡의 해석은 청중들에게도 전해져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이 묻혀 있던 마음의 결고운 원형질 속을 헤매게 한다.
4월에는 시카고 연주 계획이 짜여 있고, 학교와 연주 여행 사이사이에는 뉴욕을 오가며 알마바 트리오(Almava Trio)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이번 버겐 심포니와의 협연도 두번째다.
누구나 처럼 그도 방학을 기다린다. 바쁜 일정을 잠시나마 접고 한국의 가족을 만나고 싶어서다. 해양대 교수를 역임한 연구원 조동오 씨와 딸들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어머니 양남주 씨, 그리고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여동생 훈희 씨가 한국에서 그의 짧은 귀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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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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