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이익률 1%까지 추락
▶ 주요 외식브랜드도 ‘줄폐업’
▶ 고객 이탈에 가격도 못 올려
▶ 한인업소들 “버티기 힘들어”
![[집중취재 - 위기의 요식업계] 재료비·인건비·임대료 ‘삼중고’… “문 닫을 판” [집중취재 - 위기의 요식업계] 재료비·인건비·임대료 ‘삼중고’… “문 닫을 판”](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8/21/20250821003411681.jpg)
요식 업계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오랜 기간 LA 한인타운에서 운영돼오던 웨스턴길 중식당 흥래각이 최근 폐업해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박상혁 기자]
“고객은 비싸다고 안오는데 각종 비용은 치솟고…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식당 장사만 20년 가까이 했지만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 한 한인 식당 업주는 경영성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한인을 포함한 미 전국 외식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재료비·인건비·임대료가 동시에 치솟으면서 식당들의 수익성은 한계에 달했고, 소비자들은 물가 부담에 외식을 줄이며 ‘집밥’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인 식당 주인들은 “정말 죽을 맛”이라며 폐업까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20일 월스트릿저널(WSJ)과 식당업계에 따르면 미 전역 레스토랑들은 식자재 값 폭등, 임대료 상승, 인건비 증가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계란을 비롯해 커피, 코코아, 설탕, 토마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여러 차례 급등하면서 음식 원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며, 업주들은 눈앞이 깜깜하다고 토로한다.
식자재 가격 인상은 살인적이다. 지난달 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나 상승했다. 인건비의 경우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일부 주에서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종업원의 최저시급이 20달러로 25% 오르는 등 인건비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각종 비용 인상은 서민들이 주로 찾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 미국 5대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세트 가격이 지난 10년 새 120% 이상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인 31%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5% 수준이던 레스토랑 평균 세전 이익률은 최근 1%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본전 장사’도 어려운 구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레스토랑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식당들의 폐업률도 40%에 달하는 등 유명 식당들조차 가격 상승에 따른 운영난을 겪고 있다.
경기 압박 속에서 TGI 프라이데이, 데니스, 레드 로빈 등 주요 외식 브랜드가 수십 개 매장을 폐쇄 중이다. LA타임스 통계에 따르면 LA카운티에서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54% 증가한 100곳 이상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다. 실제로 한인타운 웨스턴길에서 오래 영업해왔던 전통의 중식당인 ‘흥래각’도 최근 폐업했다.
문제는 비용 상승분을 그대로 가격에 반영하기조차 어렵다는 데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까 두려워 햄버거 값 하나 올리는 것도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기고, 그렇다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적자가 쌓이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소비자들의 외식 수요는 뚜렷하게 줄고 있다. 올해 1분기 소비자의 외식 횟수는 전년 대비 약 10억 끼니 줄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향후 외식 지출을 7% 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외식 포기 현상이 뚜렷해졌다.
프래시푸드와 더해리스폴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의 81%가 “올해 음식비 절약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응답했다.
한인들도 직장인의 경우 점심 도시락을 사오거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음식값의 최소 20%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팁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라크라센터에 사는 한인 김모씨는 “팁까지 포함하면 집에서 직접 도시락을 싸가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최대한 커피도 사먹지 않고 텀블러에 담아서 출근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LA 한인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한인업주는 “원가, 인건비, 임대료가 다 오르는데, 손님들은 팁 없는 푸드코트를 찾는 상황”이라며 “메뉴 가격도 올리면 손님이 떠날까 봐 쉽게 못 올리고, 이러다 진짜로 폐업을 할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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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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