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반발‘청문회 연기’의식
▶ 선거의 해·정치적 판단 고려 안해
■ 연방대법관 앤터닌 스칼리아 후임은?
갑작스럽게 사망한 ‘보수파의 거두’ 앤터닌 스칼리아(79) 연방 대법관의 후임을 놓고 보수와 진보 간의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버락오바마 대통령은 대법관 임명문제가정치적으로 판단돼서는 안 된다고밝혔다. 그는 또 현재의 분란을 위식한 듯 “논란이 없는 적법한 인물을고르겠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휴양지인 랜초 미라지 서니랜즈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미·아세안 정상회의(ASEAN)가 폐막한 직후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헌법에보장된 대로 후임 대법관을 임명할것이며 상원에서도 인준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보수 5명, 진보 4명의대법원 구조가 극보수인 스칼리아사망으로 4대4 균형을 이룬 상황에서 진보 성향의 오바마 대통령이 진보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하면 대법원의 균형이 진보로 전환된다는 공화당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연방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후임 대법관의 임명은 임기가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의 몫이 아니라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하더라도 이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고 계속 연기할 것이라는 말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 일상 정치를 넘어 바라봐야 한다”고주문하면서 차기 대법관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지 않는 인물”을 찾을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임명 청문회를 주관할 연방 상원법사위원회 찰스 그래슬리 위원장(아이오와·공화)이 오마바 대통령이대법관을 지명하면 청문회 개최를미루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직후 나온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결정하기 전까지 기다려 볼 것”이라면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상황에서 대단히 민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슬리 위원장은 지난 13일 공석의 대법관은 차기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지한 것에서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우려를 잘이해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받는 압박을 잘 알고 있다”면서“현재 대법원은 여러 가지 계류된이슈들로 나뉘어져 있고 이를 빨리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말했다.
그러나 그는 헌법상 대통령 임명권이 없다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의주장은 헌법에도 없는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그는 대법관은 자격 자체를 심의해야지 정치적판단에 따라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상원이 휴정 중인 이번 주 내에 전격적으로 지명할 것으로 내다봤으나이날 기자회견으로 보아 이같은 지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오바마대통령의 현실적인 선택지는 ‘휴회중 임명’ (recess appointment)이라며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휴회 중 임명은 의회가 대통령이지명한 고위 공직자 또는 판사의 인준을 계속 지연시킬 때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을 이용해 상원 인준 절차를 생략하고 임명하는 제도다.
상원은 ‘프레지던트 데이’ (2월15일)가 낀 이번 주 내내 휴회한 뒤 오는 22일 다시 문을 여는데 오바마대통령이 이 기간에 스칼리아 전 대법관의 후임을 임명하면 상원 인준절차 없이 임명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990년 이래 선거철에상원은 8건의 대법관 청문회를 개최해 이 중 6건을 인준했다.
■ 스칼리아 장례식
앤터닌 스칼리아(79) 연방 대법관의 장례식이 오는 20일 오전 11시워싱턴 DC 바실리카 국립 대성당에서 거행된다고 공영 라디오 NPR이16일 전했다. NPR은 스칼리아 전 대법관 유족과 가까운 인사들의 말을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스칼리아 전 대법관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현재 페어팩스 미모리얼 장례식장에 있는 스칼리아 전 대법관의 시신은 장례식 하루 전 대법원 강당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대법원은 스칼리아 전 대법관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30일 동안 조기를 달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을 비롯한 모든 공공건물과 재외공관, 국외 파견부대 등에 조기를달도록 명령했다.
대법원은 법정의 출입문과 법정내 스칼리아 전 대법관의 의자 및판사석에 검은 휘장을 내걸었다.
‘보수파의 거두’로 불려온 스칼리아 전 대법관은 텍사스의 고급리조트를 방문해 잠자리에 들었다가 지난 13일 오전 숨진 채로 발견됐다.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에 연방 대법관으로지명된 스칼리아 전 대법관은 상원의 만장일치를 거쳐 사상 첫 이탈리아계 미국인 대법관에 이름을 올렸으며 그동안 총기 소지와 사형제도 존치 등을 옹호하고 동성애와낙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등 강경 보수의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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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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