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 광고에 남자 모델 등장
▶ 세탁버튼에‘컬러라스트’ 추가

헨켈 사의 프리미엄 세제‘퍼실’은 지난 7일 남자 모델이 등장하는 수퍼볼 광고를 내보내 화제가 됐다.
■ 빨래하는 남자 증가
미국 가정의 ‘빨래터’에 조용한 혁명이 일고 있다. 빨래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가정에서 여자들이 세탁기를 돌리지만 최근 남성들의 참여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이 지난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런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민감하게 대처하는 그룹은 여성 주부들이 아니라 기업들이다. 세제 회사들과 세탁기 회사들이 남성 고객을 타겟으로 한 제품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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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인 향이 첨가된 ‘타이드 플러스 페브리즈 스포트’
타이드(Tide) 사는 ‘남성적인 향’이 가미된 세제를 새로 선보이고 있다.
월풀(Whirlpool) 사는 빨래감을 분류하지 않는 남자들을 위해 세탁기에 컬러가 섞이지 않는 새로운 사이클을 첨가했다. 히어로 클린(Hero Clean) 사는 남자들이 금방 빨래하지 않는 점에 착안, 오래 묵은 때와 얼룩 제거에 포커스한 세제를 개발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새로운 마켓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모든 가사일 가운데서 세탁만큼 남자와 여자가 다른 방식으로 하는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해 마켓 리서치 단체 민텔이 약 2,000명(남녀 절반씩)의 소비자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8~34세의 남성들 가운데 67%가 ‘런드리는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2013년의 44%에서 23%가 늘어난 것이다. 35~54세 남성들은 거의 60%가 빨래를 하고 있으며, 55세 이상 그룹에서는 35%만이 세탁기를 돌린다고 답했다. 이 그룹은 2013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타이드, 바운스(Bounce), 게인(Gain), 다우니(Downy) 브랜드를 모두 관장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프록터 앤 갬블(Procter & Gamble) 사는 최근 내부 토의를 거쳐 소비자를 ‘그녀’(she)라고 지칭하는 일을 멈췄다. 선다 라만 P&G 부회장은 “업계의 소비자 전략에 근본적인 일대 전환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고객을 타겟으로 2014년 나온‘바운스 포 멘
P&G는 남성 고객을 타겟으로 ‘바운스 포 멘’(Bounce for Men)을 2014년 선보인 데 이어 신제품 ‘타이드 포 멘’(Tide for Men)을 고려했으나 남성적인 ‘빅토리 프레시’ 향이 첨가된 ‘타이드 플러스 페브리즈 스포트’(Tide Plus Febreze Sport)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P&G는 광고에서 의도적으로 남자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특별히 온라인 비디오 캠페인에서 NFL 스타와 다른 유명 운동선수들을 모델로 한 파워풀한 광고를 보여주고 있다.
빨래터에 남자들이 많아진 이유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때문이다. 미국 센서스 통계를 보면 성인 남자의 47%가 싱글이다. 기혼 남성들도 가사일의 42%를 분담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30년 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것이다.
올(All) 세제와 스너글(Snuggle) 패브릭 소프너 제조회사인 선 프로덕츠(Sun Products)는 3년전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과거에 세탁은 여자들만의 일이었으나 지금은 남녀비율을 30대 70으로 본다”고 이 회사의 로라 밴 벨서 마케팅 부회장은 말했다.
선 프로덕츠 연구진에 따르면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빨래하는 일을 덜 어렵게 생각하지만 딱 한가지, 세탁물 분류에 대해서는 매우 귀찮아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꺼번에 다 집어넣고 돌림으로써 빨래 횟수를 줄이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월풀 사는 빨래감을 분류하지 않는 남자들을 위해‘컬러라스트’ 사이클을 첨가했다.
이 때문에 월풀 사는 빨래감을 분류하지 않는 남자들을 위해 2014년 ‘컬러라스트’(ColorLast) 사이클이 첨가된 세탁기를 개발했다. 이 사이클은 물의 온도와 시간, 운동의 컴비네이션을 이용해 옷 색깔이 빨리 바래지 않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남자들은 거의 언제나 세탁기를 돌릴 때 ‘정상’(normal) 사이클에서 돌리고, 드라이어 역시 한번 맞춰놓은 사이클을 바꾸지 않는다고 월풀 사는 분석한다. 반면에 여자들은 세심하게 분류하고, 사이클 세팅도 주의해서 선택하며, 세탁이 끝난 빨래물은 정확하게 접어서 개켜야만 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아트’라고 표현한다.
뉴욕 차파쿠아에서 세 아이를 데리고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딘 록에게 런드리를 끊임없는 투쟁이다. 그는 세탁물을 드라이클리닝 할 것과 아내의 섬세한 옷만을 따로 내놓고는 모든 가족의 빨래를 한꺼번에 돌려버린다. “깨끗해지기만 하면 될거 아니냐”는게 그의 지론이다.
한편 미니애폴리스의 PR 매니저 조시 퍼디(38)는 정확한 세탁법을 준수하기 위해 매번 세제병에 쓰인 용량 표시를 읽고, 얼룩이 생기면 온라인에서 없애는 팁을 찾아 꼼꼼히 실행하곤 한다. 값비싼 진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 퍼디는 언제나 옷 레이블에 적힌 세탁 지시사항을 찾아 읽고 그대로 지키고 있으며, 드라이 할 때는 저온에서 말리곤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30인치 길이의 바지가 29인치로 줄어버려 결국 입지 못하게 되지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오랫동안 마케팅 회사의 경영진이었던 마이크 이튼은 세탁하는 남자들을 위한 ‘히어로 클린’ 사를 설립했다. 작년 8월 문을 연 이 회사는 현재 온라인과 타겟 스토어에서 세제 등의 세탁용품을 팔고 있다.
“나는 여성 용 비누나 샴푸, 향수를 쓰지 않는데 빨래만큼은 여성 취향에 맞춰 만들어진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는게 불합리하게 여겨진다”고 이튼은 말한다. 히어로 클린의 세제는 빨래를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돌리는 남자들의 성향에 맞추어 오래된 땀과 때, 맥주와 와인, 케첩과 겨자, 개솔린과 자동차 기름 등 다양한 얼룩의 제거에 특별 효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졌다. 히어로 클린의 다음번 마케팅은 화장품과 립스틱 제거에 탁월한 세제에 관한 것이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에린과 레이프 프레이 형제도 어려서부터 스스로 빨래를 하면서 성장했는데 마켓의 세탁용품 진열대에 가면 언제나 여성적인 향기가 진동을 하는 제품밖에 없는 것에 불만을 가져왔다. 이들은 자기네 자금과 주변에서 펀드를 모아 어머니 집 지하실에 화학실험 세트를 갖춰놓고 몇 달동안 남자들이 좋아하는 향수들을 분석하며 가장 무난한 향을 찾는 일에 몰두했으며 거기서 찾아낸 향기의 세제를 만들어 작년 가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은 “때도 잘 빠지고 냄새도 멋지고 디자이너 레이블 수준의 옷도 안전하게 빨 수 있는 세제”라고 선전하고 있다.
헨켈(Henkel AG) 사가 만드는 퍼실 프로클린(Persil ProClean)은 1년전 미국 내에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세제 브랜드로, 지난 번 수퍼볼 경기에서 광고를 내보내 화제가 됐다. 이 광고를 보면 007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는 핸섬한 남자가 턱시도 차림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수퍼히어로 주인공으로 등장, ‘더 프로페셔널’이라고 강조하면서 빨래도 프로 같이 하라는 파워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헨켈 US 사의 마케팅 디렉터 캐롤라인 라바는 “이제 집안의 가장이 남자인가 여자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목표로 삼는 것은 남녀 성별이 아니라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어려서부터 세탁하는 법을 보고 자라니 이 아이들의 마음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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