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부터 "지금쯤 연락이 올 때가 됐는데" 하고 오늘 내일 기다리면서도 막상 연락이 오면 "어이쿠, 드디어 그때가 됐구나" 하고 고민에 들어가게 되는 그런 전화를 주시는 분이 한 분 계시다.
언젠가부터는 은근히 전화주실 때를 기다리면서도 그분이 원하시는 그것에 대하여는 무방비로 있다가 전화를 받고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이번에는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을 3-4일은 하게 되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면 고민했던 것들과는 전혀 상관도 없이 그때 그때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일을 마감하게 되어 고민에 소요된 3-4일을 아주 우습게 만든다. 매번 해야하는 일이면 미리좀 해놓으면 좋으련만 이놈의 벼락치기는 중고등학교때 부터 몸에 배어 잘 고쳐지지가 않으니 오래된 고질병이다
내가 그분의 전화를 기다리는 이유는 단 하나, 나를 응원해주시고 용기를 주시는 말씀들이 내게는 큰 에너지가 되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어려울 때마다 나를 응원해주시지만 유독 이분의 전화는 늘 내가 일을 하다 힘들어 무너지려 하는 그 순간에 걸려와 나를 다시금 단단히 정신을 차리게 하고 처음의 그 자세로 겸손히 바로 서게 한다.
그뿐인가... 내 스스로 나를 돌아보고 다짐을 하게도 만든다. 그렇게 이분의 전화로 다시 서서 버티고 버티다가 무너질 때쯤 되면 어김없이 전화가 걸려오니 내가 이분의 전화를 기다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이분과는 오랜 동안 별로 대화를 나눠 본적 없이 성함만 알고 지냈을 뿐이고 어쩌다 뵙게 되도 간단한 인사만 나누던 분이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식사 자리에서 뵈었고 그때 몇 말씀 나누었었는데 그 이후 이렇게 가끔씩 내 이야기를 하게 하셨고 그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읽어 주셨다. 그뿐인가, 글재주 있다고 늘 칭찬을 넘치게 해주셔서 없는 글 솜씨에 부끄럼도 잊고 이리 글을 쓰게 된 것이니 칭찬의 힘이라는 건 무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낼 수도 있는 것 이다.
그분의 전화를 받고 며칠간 무엇을 쓸까 고민을 하다가 그분께는 낯간지러워 직접 말씀 드리지 못한 감사를 전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언제부턴가 제게 힘을 주시는 거 아시고 계신가요? 그래서 제가 얼마나 인사 드리고 싶었는지, 오늘 이 기회를 통해서 감사 드립니다.진정으로 저를 걱정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칭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시는 칭찬에 큰 힘을 얻고 이렇게 겁 없이 달려갑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 자리에서 지켜봐 주세요. 실수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인내로 끝까지 참고 나의 길을 가는 거 그렇게 하나씩 배워나가면서 실망 드리지 않기 위해 달리고 달리겠습니다."
나 스스로 버틸 힘이 없을 때 늘 전화를 주시는 분.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그분은 지금쯤 어이없어 하실지도 아니면 씨익 하고 웃으실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음 전화주실 때 까지 힘내서 버틸 거다 늘 감사한 분들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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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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