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의 시의회 미팅에 9살 어린소녀 가 단상에 올랐다. 9살짜리 소녀 지애나 올리펀트는 청중을 향해 크고 당당하게 자신이 최근 보고 느낀 흑인 차별에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어떤 기분인지를 말하 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나는 피부색 때문에 우리가 다른 사람과 다른 대우를 받는다는 게 싫다.”며 조심스 럽게 운을 뗐다. “우리는 흑인이고, 이런 기분을 느껴서는 안 된다. 우리 는 시위에 나설 필요가 없어야 한다.
우리를 잘못 대하고 있는 것은 당신 들이다. 우리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 고 말문을 이어간 어린소녀는 결국 그렁그렁한 눈물을 떨구고야 말았다. “엄마, 아빠가 살해되고 우리가 더 이상 그들을 볼수 없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엄마, 아빠를 무덤에 묻고 눈물을 흘려야하는 것 도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엄마, 아 빠가 우리 곁에 있는 것이 필요하다.” 어린 소녀의 연설은 미디어와 SNS 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수많 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날 시의회 미팅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키스 스캇 사건 이후 날 로 격해지는 시위의 해결책 일환으 로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키스 스캇은 초등 학생 아들의 스쿨버스를 기다리다 경찰의 검문을 받고 자신의 승용차 에서 내리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 을 거뒀다. 당시 경찰은 스캇이 총 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후에 공개된 차량 블랙박스와 경찰의 바 디캠에는 그런 모습은 담겨있지 않 았다. 더구나 스캇의 가족들은 그 에겐 장애가 있으며 당시 책을 들 고 아들의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 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했다는 논란이 계 속됐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Black Live Matter’ 시위가 날로 격해지자 시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유색인종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찰 공권력 남용은 미국만의 문제 가 아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쌀값 21만원 인상 공약을 이행하라는 요구를 하기위해 민중궐기에 나섰던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317일을 사경을 헤매다 숨을 거뒀다.
하지만 고인을 죽음으로 내 몬 경찰은 사과를 거부하고, 병원은 사인을 외인사에서 병사로 둔갑시켰으며, 더 나아가 검찰은 부검의사를 밝히고 있다. 경찰은 병력을 동원 해 장례를 마친 시신을 거두어 가기 위해 장례식장과 병원주변을 에워싸고 있으며, 유족과 시민들은 공권 에 의한 타살이라며 대치하고 있다.
고인을 애도하며 마지막 가는 길에 명복을 빌고 경건해야 할 빈소는 슬픔보다 긴장과 분노가 거세다.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으로써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도덕적 소양과 양심의 소리는 빛을 바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은 물대포에 의해 유린되고, 이 기적인 권력에 의해 약자의 생명은 하찮은 것으로 경시되고 있다.
신상필벌의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주체가 비정상의 권력을 남용한다면 그 사회는 멍들고 배타적이 될 수 밖에 없다. 묵묵 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 들에게 침묵은 더 이상 미덕이 될 수 없다.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는 토마스 제퍼슨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그들은 힘을 모으고 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서로 간의 신뢰와 존중이 더 필요한 때가 아닐까!
<
박미경 편집실 부국장 대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