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 늘어나는데 수용시설 태부족, 수천명 모여들자 주민들 불평 고조
▶ 오물, 범죄 늘어나며 텐트들 없애기로

오렌지카운티 셰리프들이 샌타애나 강변의 노숙자 텐트촌 철거작업에 돌입했다. 개를 키우는 노숙자가 셰리프의 설명을 듣고 있다. [Maria Alejandra Cardona -LA 타임스]

텐트를 버리고 떠나야 하는 한 노숙자가 버려진 살림살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의 노숙자 레이 휴이는 미국 전역을 떠돌아다녔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워싱턴 주로, 오리건, 아이다호 그 다음 네바다를 거쳐서 정착한 곳이 지금의 애나하임, 샌타애나 강변에 있는 노숙자 텐트장이다, 이곳에서 그는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노숙자들을 보았다. 예를 들면 부부 노숙자들이다.
여러 해 전부터 이곳은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밤이면 모여들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수백 명이 자리를 잡고 텐트촌을 이루며 하나의 커뮤니티로 커져왔다. 허술한 무허가 거처가 등장하고 개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22일부터 이 텐트촌에 퇴거 명령이 내려졌다. 오렌지카운티 당국이 노숙자 캠프촌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부유한 지역으로 통하는 오렌지카운티에서 샌타애나 강을 따라 노숙자 캠프촌이 형성되면서 날로 확산되는 노숙자 문제의 상징으로 논란이 되자 카운티 당국이 이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거처를 잃게 된 휴이는 말한다.
“나는 이 나라를 너무나 사랑해서 어디 한 군데 딱 정해서 살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 정하지를 못했어요.”
그리고 이것은 이 강가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오렌지카운티의 수천 명 노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다.
주택가격과 아파트 렌트비는 날로 하늘높이 치솟는 데, 이들 거처가 없는 사람들을 수용할 시설은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그동안 강변 텐트촌은 임시 미봉책으로 이용되어왔고, 여기서 쫓겨나면 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을 카운티 당국 직원들은 인정한다.
오렌지카운티에서 노숙자 보호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노숙자 두 명 중 한명 꼴이라고 민권자유연맹(ACLU)의 이브 캐로우는 추정한다. 대략 4,800명의 노숙자가 오렌지카운티에 살고 있다. 카운티 당국은 노숙 인구 증가에 따라 지난해 525개 침상을 추가했고, 2018년 100개가 더 추가될 예정이다. 하지만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ACLU 보고서에 의하면 오렌지카운티의 34개 도시 중 33개 도시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잠을 자거나 쉬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숙자 권익옹호 운동가들은 애초에 노숙자들이 이 강가로 밀려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부분적으로 이런 법규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렌지카운티에서 법적으로 노숙할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고 오렌지카운티 빈곤완화 연합의 모하메드 얼라이는 말한다.
강변 텐트촌에서 쫓겨나면 이들이 찾아갈 수 있는 곳은 다른 공공장소뿐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예상한다. 애나하임 시당국은 노숙자들이 어디를 가도 좋지만 공공장소에서 밤을 보내는 것은 금한다고 못을 박는다.
“노숙자들이 시립 공원, 도서관 그리고 도시 주변 어디를 가든 환영입니다.... 하지만 구호서비스와 아울러 단속도 강화할 것입니다.”
애나하인 시 대변인인 마이크 라이스터는 말한다.
이번 주부터 시 당국은 시립공원들에 대한 경비인력을 증원하는 한편 노숙자 구호 팀도 가동했다. 노숙자들이 시 구호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기를 시 당국은 바라고 있다.
애나하임은 밀려드는 노숙자들 때문에 골치를 앓아왔다.버스 벤치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들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있다는 상인들의 불평에 따라 지난해에는 일부 버스 벤치들을 없애기로 합의하면서 전국적 뉴스가 되기도 했다.
지난 22일 오렌지카운티는 부터 대대적 노숙자 정리에 나섰다. 보건당국과 셰리프국 직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텐트촌을 찾아와 노숙자들의 퇴거를 종용했다. 자발적으로 떠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체포될 수도 있다고 셰리프 측은 말한다.
샌타애나 강변의 노숙자 텐트촌 대청소가 시작된 것은 인근 주민들의 불평 때문이었다. 주변의 오물과 범죄에 대한 불평이 많았다. 지난 9월 이후 샌타애나 강 주위에서는 500여명이 여러 범법 행위로 체포되었다.
노숙자들의 권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근에 사는 시민들의 권리라고 토드 스파이처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말한다. 인근 주민들이 안전을 위협받지 않아야 하며 안전하게 살 권리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거는 인권’ 오렌지카운티 지부의 케네스 바티스트의 생각은 다르다. 갈 곳도 없는 상황에서 노숙자들을 몰아내는 것은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쓰레기가 아닙니다. 배려 받아야 하고, 이들은 우리의 연민을 필요로 합니다.”
노숙자 조디 샘핫(34)은 작은 테리어 돌리와 같이 파란색 텐트에서 살고 있다. 그는 노숙자 수용시설들이 개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갈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2주 전, 카운티 직원들이 와서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을 때부터 눈물로 지내고 있다.
“생각하고 생각하며 계획을 세우려 했지만 아무런 방법이 없어요. 모든 문이 다 닫혀있으니 어디로 가야한다는 말입니까?”
그의 친구인 로라 캐스텐(50)도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시당국은 노숙자들의 개를 임시로 보호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로라와 그의 남편은 거절했다.
“우리는 둘 다 분리 불안증이 있어요. 이 개는 우리의 전부예요. 우리가 보살필 겁니다. 아무도 우리가 이 강변에 사는 걸 원치 않는 다는 건 분명합니다. 너무나 편견이 심해요. 우리에게 여기서 나가라고 말할 때 보면 그들은 우리를 오물 취급합니다.”
강변 텐트촌에서 쫓겨난 후 노숙자들이 찾아갈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샌타애나 시빅 센터이다. 집 없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 사람들 중 일부는 분명 이리로 오겠지요.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게 아닙니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 그렇게 하는 겁니다.”
시빅 센터 플라자에서 노숙하고 잇는 한 남성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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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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