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입시기·과세대상 등 아직은 검토 단계 머물러
▶ 투기와 ‘자기집 집착’ 문화가 가격상승 부추겨

난징의 한 아파트 프로젝트 판매사무소 앞에 장사진을 이룬 아파트 매입 희망자들. 투기 수요로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지속되자 중국 정부는 이를 억제하기 위한 재산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난징, 중국>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시도해 봤다. 중국은 집값이 간혹 비트코인처럼 뛰는 곳이다. 지난 수년 간 이 도시 저 도시에서 모기지 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실시해왔다. 또 주택소유주들의 추가 주택 구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취했다. 서민들이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주택들을 짓는데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기도 했다.
중국정부는 지금 미국 등 다른 곳에서는 익숙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는 새로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산세가 그것이다. 만약 이 조치가 도입될 경우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경제는 극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다.
재산세 없는 곳에서 사는 건 매력적인 것으로 들린다. 그러나 재산세의 부재는 중국경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다는데 점점 더 많은 중국내 전문가들과 정책결정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많은 투자가들은 가격상승을 기대하면서 주택(중국의 경우 대부분 아파트)들을 마구 사들인다. 대도시들의 경우 대부분 지난 8년 사이에 주택가격이 최소 두 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많은 도시들의 아파트들은 텅 빈 상태이다. 구입자가 이주할 생각이 없거나 투기꾼들이 아무도 원치 않는 집들을 지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시진핑 주석은 “집은 투기가 아닌 주거를 위해 지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날씨가 아주 쌀쌀했던 최근의 어느 날 아침 난징시 아파트 단지에서 부동산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파트 구입희망자들이 텐트 속에서, 혹은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줄을 서 밤을 지새웠다. 차량들이 몰리면서 판매사무실 주변 수마일이 북새통을 이뤘다. 난징시 부동산 중개인 한 창롱은 “이 가운데는 투기꾼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사두지 않으면 집값이 더 비싸질 것이라고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산세는 아직 확실한 게 아니다. 3월 열리는 입법회의 의제에 오를 것이란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러 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아오 지 재무부장은 지난 12월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공산당 지도부가 당 모임에서 재산세 도입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고 밝힌바 있다.
재산세 도입은 중국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은 중국 가구들이 보유한 자산의 거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가구들의 3분의 1과 비교할 때 엄청난 비중이다. 대략 중국의 총생산 가운데 5분의 1이 부동산, 그리고 가구제조업 같은 관련 산업으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중국경제의 가장 큰 호황과 거품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 주식시장을 믿지 못하는, 그리고 재산의 해외반출이 금지돼 있는 중국 투자가들은 주택시장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중개료는 많은 경우 1% 정도로 6%인 미국에 비해 크게 낮다. 또 지난 2년 사이 모기지 대출이 급증하면서 금융시장 요동 위험을 높이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주택시장은 너무나 올라 부유층들조차 감당키 힘들 정도이다.
이에 더해 지역정부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자격과 문화적으로 집 소유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 등도 부동산 열풍에 한몫 하고 있다. 기계 엔지니어인 마 시아오광과 그의 아내는 최근 상하이 외곽의 22만7,000달러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딸이 인근 공립학교에 입학할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 집에 살지 않는다. 대신 더 비싼 지역에 집을 임대해 살고 있다. 그들은 아파트 임차인을 찾을 수 있었다. 월세는 단 180달러이다. 마는 “너무 액수가 적은 것을 잘 안다. 그렇지만 나는 집을 갖기 원했으며 이것은 나와 가족에게 훨씬 안정감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재산세가 모든 주택들에 적용될지 아니면 두 번째 주택들에만 적용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중국으로서는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아주 오랜 기간 미국 등과 같은 부동산 기록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가 어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오랜 장벽이 해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랜 세월 부패한 공직자들은 다주택을 보유하면서 부동산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방해해 왔다.
그런 가운데 시 주석의 대대적인 부패단속에 힘입어 중국 투지국은 지난 9월 전국 토지소유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재산세 부재는 1949년 공산당 집권의 유산이다. 공산당은 토지소유를 점차 규제하다가 결국 금지시켰다. 마오 사망 후 개인의 주택소유를 허용했지만 주택건설은 정부가 개발업자 등에게 토지를 리스해주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재산세 도입은 정부로서는 대단히 조심스러운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수많은 아파트들이 지어지고 있는 와중에 수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성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만약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많은 투기꾼들이 가격이 오르지 않는 부동산을 끼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여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는 문화적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결혼 전 집장만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보통 신랑에게 집 구입에 책임이 있으며 신부 쪽에서 돈을 보태기도 한다. 중국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으로 젊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그런 까닭에 남자들은 집을 가지고 있어야 더 매력적인 신랑감이 된다고 여긴다. 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의 샹진 웨이 교수는 35개 대도시의 부동산가격 상승이 남녀성비 격차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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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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