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보증 상품만 취급하는 바이미원스(BuyMeOnce)의 런던 사무실. 바이미원스 사이트를 만든 타라 버튼은 “이 세상이 샤핑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Lauren Joy Fleishman - 뉴욕타임스]
바이미원스 창고에 진열된 상품들. [Lauren Joy Fleishman - 뉴욕타임스]
저스틴 갈리모어가 조지아 시골에서 자랄 때 흙먼지 나던 그의 동네에는 쓰레기 수거라는 게 없었다. 2주마다 한번씩, 픽업트럭에 쓰레기를 싣고는 매립지로 가서 버렸다. 그리고는 불도저가 그 위를 지나가면 그게 쓰레기 처리였고, 그렇게 쓰레기는 땅 속에 차곡차곡 묻혔다. 그리고 나면 그의 가족은 또 물건들을 사고, 쓰다가 버리기를 계속했다.
“내가 콜로라도로 이사하기 전까지 아무도 재활용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는 현재 32살, 콜로라도의 버타우드에 살고 있다. 인터넷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일하는 그는 이제 무엇을 사야할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보존하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물건들이다. 그의 주변 이웃들이 후렴처럼 되뇌는 말이자 그가 깊이 명심하고 있는 것이다.
동산들을 이루고 있는 고향의 쓰레기 매립지를 떠올리며 그는 물건을 살 때 고품질의 상품들을 사려고 노력한다. 한번 사면 오래 쓰도록 만들어진 것, 혹은 최소한 고쳐서 다시 쓸 수 있는 것을 사려고 애를 쓴다.
예를 들어 그가 애용하는 양말은 단 터프(Darn Tough) 제품이다. 버몬트에 있는 이 회사 양말은 아주 촘촘한 메리노 울로 만들어졌다. 신고 있으면 땀을 흡수해 항상 뽀송뽀송하다. 가격은 한 켤레에 20달러.
“하지만 평생 품질보증입니다.”
한번 사면 오래 가는 물건을 구입한다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이전 세대 소비자들이 항상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가치를 중시하고 환경을 의식하는 젊은 구매자들 사이에서 요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잠깐 쓰다가 버리는 싸구려 제품들이 넘쳐나는 데 대한 일종의 반항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서 만들어진 회사 중에 바이미원스(BuyMeOnce)라는 회사가 있다.
2년 된 이 사이트(www.buymeonce.com)를 만든 사람은 타라 버튼(36)이라는 영국 여성이다. 이 회사가 사명감을 갖고 하는 임무는 간단하다. 구매자들이 물건을 덜 사도록, 보다 나은 제품을 사도록 돕는 것이다.
“세상이 샤핑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잠깐 쓸 물건 구매에서 오래 쓸 물건 구매로.” 버튼은 말한다.
“오래 가는 물건은 지구를 살리고 돈을 절약합니다 - 사람들이 그걸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가 이런 회사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은 생일선물 덕분이었다. 프랑스 주방기구회사인 르 크루세(Le Creuset)의 프라이팬을 선물로 받았다. 이 회사는 자사 제품에 대해 평생 보증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튼은 여기에 홀딱 빠져서 유사한 보증을 하는 다른 회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내 생애에 갖게 되는 모든 것들이 이런 느낌이기를 바랐어요. 뭔가를 한번 사면 다시는 다시 사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사는 투자이지요.”
그런데 그런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이끌어주는 기구가 없다는 것을 안 그는 자신이 직접 하나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열정 넘치는 이 프로젝트에 전념하느라 장래가 없어 보이던 광고업계 직장을 그는 사직했다.
처음부터 버튼은 어떤 회사를 사이트에 올릴지를 평가하는 데 간단한 기준을 이용했다. 내구성이 좋고, 생산과정이 윤리적이며, 에프터 서비스가 이례적으로 좋을 것 등이다. 그는 고객들이 사이트에 올린 이견들을 일일이 읽어보면서 제조사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지를 확인했다.
그렇게 브랜드들을 찾아내는 것이 “금을 채취하는 과정 같았다”고 그는 말한다. 눈에 확 띄는 브랜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미네소타의 덜러스 팩(Duluth Pack)이라는 가방회사이다. 캔버스와 가죽 소재 가방을 만드는 135년 역사의 이 회사는 평생 품질보증을 하고 수선이 필요할 경우 무료 혹은 아주 적은 수수료로 해준다.
비슷한 회사로 스웨디시 스타킹스(Swedish Stockings)라는 스타트업이 있다. 이 회사는 지속가능 스타킹을 강조한다. 신었던 팬티스타킹을 우송하면 스웨디시 스타킹스는 이를 쓰레기 매립지로 보내는 대신 재활용하고, 오랜 신을 수 있는 자사 스타킹을 사도록 할인 코드를 제공한다.
데이벡(Davek) 우산의 매력은 딱히 내구성은 아니다. 물론 값싼 다른 제품들에 비해 튼튼하고 평생 품질 보증을 하기도 한다.
그보다 버튼이 이 제품을 바이미원스 사이트 회사로 선정한 것은 데이벡이 우산과 관련한 가장 흔한 문제, 즉 잃어버리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운 것이다. 우산에 장착된 분실 경보 테크놀로지가 스마트폰 앱과 연결되면서 우산 주인이 30피트 이상 멀어지면 메시지를 보낸다. 그래도 우산을 잃어버려서 다시 살 경우 데이벡은 50% 할인을 해준다.
바이미원스는 꼼꼼히 검증을 거친 100개 품목으로 처음 시작을 했다. 지금 바이미원스의 목록은 1,500개가 넘는다.
과거 물건 구매는 투자였다. 그것이 편의로 바뀐 것은 전후 시대였다고 영국, 노팅햄 트렌트 대학의 팀 쿠퍼 교수는 말한다. 그는 ‘오래 가는 제품들’의 편집인이다.
1950년대 값싼 플래스틱이 새로 개발되면서 새로운 소비주의 사고방식이 생겨났다.
한 번 사면 가능한 한 오래 쓸 물건들을 사던 사회가 가능한 한 자주 물건들을 바꿔치는 세상으로 바뀐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1980년대 물건 가격이 시장 기준으로 매겨지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품 생산비용을 기준으로 결정되던 소매가격이 소비자들이 얼마를 기꺼이 지불할까에 따라 결정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예로부터 이어져 오던 생산비와 품질의 관계가 깨져버렸다.
다음에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은 일정기간 지나면 자동적으로 폐기 처분하게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고장이 나도 수리를 할 수가 없고, 얼마 지나면 작동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프린터들이다. 프린터들은 오래 써서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숫자만큼 프린트를 하고 나면 수명이 다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바이미원스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값싼 제품을 일 년에 10번씩 사는 대신 값이 비싸도 오래도록 쓸 수 있는 똘똘한 제품 하나를 장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들이다. 평생 품질보증만큼 확실한 투자는 없다고 이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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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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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중국산 싸구려는 이제 그만 좀 들여오기를 바래요. 미국이 공해물질과 쓰레기로 넘칩니다
agreed.
좋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