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강원도 동해안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북방 물개가 해양 쓰레기 비닐 팩 링이 목에 걸린 채 발견되었다. 현재 비닐 팩 링을 제거하고 썩은 살을 치료 중이며 한달후 회복되면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바다인들 안심할 수 있을까.
스티로폼을 이루는 폴리스티렌은 해로운 화학물질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는데 이 스티로폼을 바다거북이나 다른 물고기들이 해파리인줄 알고 집어삼키고 있다. 이 물고기들은 다시 우리 식탁에 오르니 우리는 스티로폼을 먹고 사는 셈이다.
지난 7월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 이었다. 비닐봉지 사용을 제한하자는 취지로 스페인 국제환경단체인 가이아가 제안하고 미국과 프랑스 등의 환경단체가 동참해 2008년 7월3일 처음 제정됐다. 이 날 전후로 세계 각국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동참하는 나라가 점차 늘고 있다.
뉴욕주는 2020년 3월부터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금지 법안이 발효된다. 또 종이봉투에는 장당 5센트를 유료화 한다. 캘리포니아 산호세가 비닐봉지 금지를 시행한 후 도시 하수구를 막는 비닐봉지수가 89% 감소했고 워싱턴DC가 5센트 유료화 정책을 시행한 후 전체 비닐사용이 60% 줄었다고 한다.
아직은 뉴욕시에서 비닐봉지가 허용되다보니 대형마켓에서 장을 보면 10개 정도의 비닐봉지를 들고온다. 식품을 정리하고 나면 비닐봉지가 한가득이다. 이 비닐봉지는 주로 물기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경우 사용하는데 가끔 이것이 썩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래도, 수년 전부터 금지되었다 다시 허용되었다 하던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사용과 판매가 7월1일부터 뉴욕시내 식당과 수퍼마켓에서 전면금지 됐다. 올 1월1일 발효된 스티로폼 용기사용 금지조례에 대한 6개월간의 유예기간이 지나 며칠 전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식당, 델리, 카페, 푸드 카트, 편의점, 마켓에서 사용판매 되는 컵과 접시, 컨테이너, 식판 등 재활용이 안되는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다. 하지만 미리 사둔 용기가 남아서인지, 조례시행에 대해서 몰라서인지 여전히 음식을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에 담아주는 한인 가게가 꽤 있다.
그런데 어떤 법규가 정해지자면 대책 마련이나 대안이 따라야만 한다. 아직 완벽한 대책이 없는 것이 문제다. 첫째 비닐봉지를 대체할 종이봉투는 무겁고 공간을 차지한다. 천연소재 봉투는 가격이 비싸 소비자 부담도 늘어난다. 둘째 자연분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봉지나 개인용 장바구니나 샤핑 카트를 갖고 장을 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본인은 매주 금요일, 퇴근 후에 코스코에 간다. 주로 수박과 복숭아, 포도 같은 과일을 산다. 처음 코스코에 갔을 때 계산을 마친 후 ‘왜 포장을 안해 주지? 어떻게 들고 가라고?’ 하는 표정으로 잠시 멍하게 서 있다가 아, 여기는 코스코지 하면서 부랴부랴 카트에 집어넣었었다. 이곳은 한국 대형마켓처럼 친절하게 비닐봉지에 일일이 담아주지 않는다. 드넓은 매장 한 켠에 산처럼 쌓인 빈 박스를 본인이 직접 골라서 그 안에 물품들을 차곡차곡 담아야 한다. 그러니 차 안에는 커다란 백이 들어있어야 한다.
재활용 비닐가방, 접이식 장바구니, 장바구니 카트, 휴대용 에코 백 빅사이즈 등등 여러 종류의 장바구니가 시중에 나와 있다. 앞으로는 밥 하는 남자, 요리 하는 남자 이전에 장바구니 든 남자가 각광을 받아야 한다. 이왕이면 튼튼하고 멋진 디자인으로 된 장바구니를 든 남자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물론, 비닐봉지든 스티로폼이든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식(小食) 하는 것이다. 식품 구입이 줄면 경제적으로 이익이고 음식물 쓰레기도 대폭 줄어든다. 음식물로 생기는 병이 많으니 적게 먹으면 당연히 건강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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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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