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중국에서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중국 화웨이보다 일주일 앞서 전격적으로 출시를 앞당긴 것이다. 화웨이에 대한 기선 제압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문제는 품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 폴드는 녹색 줄이 생기는 결함이 생겨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4월에도 출시 직전 화면이 꺼지는 결함이 드러나 한 차례 체면을 구긴 전례가 있다.
갤럭시 폴드는 대당 240만원이나 하는 최고가 삼성 스마트폰이다. 소비자들은 당연히 최고의 품질을 요구한다.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이라는 혁신제품이기에 작은 흠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2016년 8월 이래 2019년 10월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의 주요 결함 사례가 발생했다. 폴더블폰 경쟁에서 화웨이에 앞서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무리하게 출시를 앞당긴 것이라는 의구심까지 나왔던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오늘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한 원동력은 바로 품질이었다. 그러기에 세계 1위에 걸맞은 품질경영을 보여야 한다. 삼성전자는 1993년 종전의 양 중심 전략을 포기하고 질 중심의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이래 철저한 품질경영을 실시했다. ‘절대 품질’ 기준을 도입해 완벽을 지향하는 품질관리를 실천했고 100% 검증된 품질일 때만 양산했기에 스마트폰 세계 1위에 오르게 됐다.
도요타는 2002~2006년 급속도로 성장할 때 고객에게 더 빨리 차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생산을 늘리다가 대량 리콜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도요타는 ‘양보다 질’이라며 ‘품질의 도요타’에 재시동을 걸었다. ‘글로벌품질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세계 6개 지역에 최고품질책임자(CQO) 자리를 신설하며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전개했다. 회사 경영전략도 판매보다는 품질 위주로 변경했다. 그 결과 도요타는 완벽한 품질경쟁력을 회복하고 마침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재탈환했다. 현대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 박사는 기업이 양보다 질을 지향할 때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갈파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새벽 품질시장’을 열어 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상기한다면 앞으로 최고의 품질을 보장하는 제품생산과 무결점에 가까운 자체 품질기준을 충족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품질 논란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도요타의 품질위기 극복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제 삼성전자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전사적인 철저한 품질경영 시스템을 확립함과 동시에 지속적 실천에 사운을 걸어야 한다. 유비무환의 철저하고 완벽한 품질경영을 실천할 때 세계 초일류기업의 위치를 굳건히 지킴과 동시에 글로벌 대표기업으로서 위상을 떨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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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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