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감 커지면서 마스크 구입 잇따르고, 중국여행 취소 등 여행사에 문의도 많아
▶ “중국인 많은 마트·식당 당분간 안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지난 28일 서울 시내를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물론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로 인해 한국에서 마스크 착용은 이제 일상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한인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해도 인근 약국에서는 이미 동이 났으며 한인여행사들도 최근 중국 여행을 취소하려는 한인들의 문의가 이어져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감기가 유행하면서 주변에서 기침이라도 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한인들이 모이면 어김없이 증상이나 예방법이 화제가 된다. 중국산 제품은 가능한 구입을 피하고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마트나 식당은 당분간 멀리할 계획이라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
애난데일 바라약국의 신석윤 약사는 “도매업체에서도 이제 더 이상 마스크 재고가 없어 주문을 받지 않는다”며 “일반 마스크보다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수술용 마스크는 온라인에서도 품절사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출장을 가는 박종원(VA 샌틸리)씨는 “가족들이 출장을 미루라고 할 만큼 걱정이 적지 않다”며 “CVS, 월마트 등 인근 약국을 다녀 봐도 마스크는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인 관광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여행을 계획했던 한인들이 예약을 취소하고 항공권을 환불받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 비수기여서 한인들의 여행 수요 위축 현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 여행 프로그램을 구매한 한인들로부터 취소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여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대한항공 미주본부는 24일 이전 발권한 모든 중국 노선의 항공권을 수수료 없이 환불해주기로 했다.
한인 관광업계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제2의 사스’ 사태로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사스 사태 당시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여행을 기피하고 항공권을 대거 취소했던 과거 사례가 재연될 경우 극심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 오려는 중국인 여행객들도 대거 줄어들면서 여행사는 물론 호텔, 식당 등 관광업계 전반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버를 운전하는 크리스 기씨는 “얼마 전 버지니아 덜레스 공항에서 중국인 여행객을 태우며 애써 태연한척 했지만 기침이라도 하면 불안을 감출 수 없었다”며 “찜찜한 마음에 손님을 내려주고 차량 손잡이와 내부를 세제로 닦아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의심하고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페어팩스 코스코도 지난 주말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워싱턴 지역에서는 지난 26일 버지니아에서 3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명은 음성판정을 받았으나 조지메이슨대학 학생으로 알려진 나머지 1명은 아직 조사 중이며 메릴랜드에서도 의심환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모두 최근에 중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져 공항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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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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