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의료검사 강화” 워싱턴 덜레스 공항 가보니…
▶ “심사 강화 걱정했는데 평소와 다름 없었다”

평소보다 한산한 덜레스 공항의 대한항공 창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봄비가 간간이 내리는 3일 오전, 덜레스 공항을 찾았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2일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의료검사를 강화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현장 분위기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093편이 도착한 시간은 9시50분. 입국장은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한국에서 오는 가족, 친지나 출장객들을 맞는 한인들의 수는 20여명에 불과해 보였다. 그 빈 공간에서 코로나 감염 사태로 인한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10시가 좀 지나자 한인들이 하나둘씩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2개월간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다는 20대의 박 모(MD)씨는 “한국 여행객들에 대한 입국검사가 강화된다고 해 걱정했는데 오히려 인천공항에서 더욱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 미국 입국심사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7개월 된 아이와 함께 한국에서 돌아온 30대의 이 모(VA)씨도 “체온 검사도 가족 가운데 1명만 하고 나머지는 다른 질문도 없이 통과됐다”며 “무사히 집에 돌아와 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미국 입국 수속에 대한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한국발 대한항공편 승객들은 평소보다 일찍 입국수속을 마쳤다고 한다. 입국 시의 의료 검사는 4일부터 실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폼을 입고 입국한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물론 대한항공 발권소 창구의 직원들도 마스크를 쓴 채 근무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항 측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대한항공 창구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보고 있으며 승무원들은 의무적으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기내 서비스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떠나는 출국장의 분위기도 종전보다는 한산한 편이었다. 11시50분에 떠나는 인천행 출국 수속을 하는 한인들의 모습에서는 일말의 불안감이 감돌았다.
한국에 가는 것이 두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50대의 김 모(VA)씨는 “여러 가지 걱정은 되지만 사업차 한국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가 더욱 불안한 상황에서 거래처도 확인해야 하고 여러 가지 사업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하기에 한국에 가는 것”이라고 방한 목적을 밝혔다.
2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30대 한 모(VA)씨는 “비자 문제 등으로 인해 한국에 들어가게 됐다”며 “걱정도 되지만 오히려 미국의 비싼 의료비를 생각하면 차라리 한국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최근 한국 여행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예약 취소는 10%에 불과하다. 한 직원은 “걱정과 달리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래 만남의 기쁨을 담고 있는 덜레스 공항은 코로나 19 사태로 설렘보다는 걱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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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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