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워싱턴 한인업계
▶ 델리·어덜트데이케어·학원 등 문 닫고 여행사는 개점휴업, 세탁소·식당 매출 반토막… 교대·축소근무 등 자구책 비상

설악가든 식당 입구에 런치 뷔페를 취소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상이 바뀌고 있다. 학교가 장기간 휴교에 들어가고 대부분의 직장도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한인 비즈니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연방공무원을 상대로 정부건물에서 델리를 운영하던 한 한인업주는 “하루아침에 문을 닫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직장인들이 주요고객이었던 세탁소도 30%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 메릴랜드 저먼타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동철 씨는 “졸업식과 프롬파티가 있는 5월까지, 보통 한창 바쁘기 마련인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매출이 급감해 직원도 반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체의 경우에는 차라리 문을 닫고 싶어도 리스계약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 마지못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덜트데이케어센터들
시니어들을 상대로 어덜트데이케어를 운영하는 한인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에 취약한 시니어들이 모이는 장소인 만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모두 폐쇄 조치를 내렸다. 지난 16일 애난데일 영스시니어센터 앞에서는 폐쇄결정을 모르고 센터에 왔던 시니어들을 돌려보내는 모습이었다.
페어팩스 거주 80대 김 씨는 “매일 오던 곳인데 이제 나오지 못한다니 섭섭하고 정들었던 직원들을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몰라 아쉽다”며 눈물을 훔쳤다. 박기우 원장은 “정부 결정에 따라 폐쇄하게 됐지만 언제 다시 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직원들도 갑작스런 상황에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식당들
DC와 메릴랜드에서는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식당 영업을 제한함에 따라 손님을 받지 못하고 테이크-아웃, 배달만 허용하고 있다.
락빌에서 캐리아웃을 운영하는 이요섭 씨는 “오늘(17일)부터 카운티 인스펙터들이 다니며 영업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며 “테이블 손님을 받지 못하고 테이크-아웃만 하고, 특히 대부분 손님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매출급감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버지니아에서도 가능한 외출을 줄이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라는 정부 권고사항에 따라 식당을 찾는 손님이 급감했다. 애난데일 한강 식당은 자체적으로 17일부터 영업을 중단했으며 설악가든은 런치 뷔페를 중단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 식당 관계자는 “손님이 급감한 상황에서 차라리 문을 닫는게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며 “일단 직원도 줄이고 영업시간도 단축하며 버텨보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갑작스런 감원이 이어지자 한 웨이트리스는 “손님이 없어 수입도 줄었는데 이제는 실직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생계가 달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원들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공립학교 일정에 맞춰 운영되던 학원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오는 5월 2일로 예정된 SAT 시험도 연기될 전망이다. 태권도나 피아노, 미술학원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일부 대회는 직접 참가가 아닌 온라인으로 대체해 열릴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
뜨거웠던 워싱턴 부동산 시장도 한층 열기가 가라앉고 있는 모습이다. 오픈 하우스의 경우 외부와의 접촉이 불가피한 만큼 꺼리는 모습이며 손님들과의 만남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은 정부의 대응책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일등부동산 뉴스타 라니 오 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제로 금리에 이어 앞으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지금 당장은 힘들어질 수 있지만 저금리 정책에 힘입어 부동산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잠시나마 위축될 수 있는 경기가 곧 살아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여행사와 이벤트 업계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여행사는 물론 결혼업체들도 예약 취소에 정신이 없다. 일거리가 줄어들자 직원들의 근무시간도 줄여 교대로 근무하는 등 최소한의 규모로만 운영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누가 여행을 떠날 수 있겠냐”며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업계도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만큼 교회는 물론 호텔예약도 모두 취소되는 등 올해는 봄 성수기가 무색하다는 반응이다. 웨딩스토리 재키 유 대표는 “3-4월 예약 손님을 모두 9월 이후로 연기했다”며 “보통 1-2년 전부터 결혼식을 준비하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런 일정변경이 많아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비즈니스 손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사업체 보험을 통한 보상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보험을 통해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화재나 천재지변의 경우 가게를 수리하는 동안의 영업 손실을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며 “정부 기금이나 그랜트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SBA융자를 통해 저금리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며 “전문가와 상의해 신청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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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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