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가슴 벅찬 감동이, 때론 말 못할 슬픔과 절망, 고단함이 우리의 삶에는 있다. 특히 낯설고 물 선 이국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 한인들에게는 결이 다른 스토리들이 저마다의 가슴 속에 내장돼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 속, 이제는 잔잔한 강물처럼 침잠됐을 워싱턴 지역 한인들의 초기 이민생활의 애환과 남다른 사연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지금부터 22년 전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이민 오게 되었다. 두 자녀를 키우며 느꼈던 문화와 언어의 차이는 결코 쉽지 않은 장벽으로 다가왔다.
결혼 직전까지 직장 생활을 했던 나는 낯선 땅에서 시급 7달러의 가게 점원으로 시작해서 은행 행원에 이르는 다양한 직업들을 통해 적성에 맞는 일에 대한 퍼즐을 조금씩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러던 중에 용기를 얻고 존스 홉킨스 대학 야간 교육대학원 ESOL 교사 석사 과정에 도전하게 되었고, 주간에는 초등학교 인턴 교사로 2년간 공부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한국에서 취득했던 교육부 제 2급 영어 정교사 자격증을 갖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내게 주어진 귀한 기회를 통해 교사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는 천직임을 깨닫게 되었고 올해로 정교사 13년째의 외길을 걷고 있다.
특히 9년 전쯤에 시작한 방과 후 한국어반 수업을 올해까지 계속 이어오면서 국제적으로 위상이 커진 한국어 교육에 일조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또한 5년전부터는 위싱턴 통합한국학교 메릴랜드 캠퍼스에서 중고등학생 기초반을 담당하게 되면서 이곳에서 자라는 한인 2세와 3세, 비한국계 학생들에게 세계 속의 언어로 굳건한 위상을 갖고 있는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매주 토요일 아침에 힘들고 지친 모습으로 교실에 앉아있던 학생들이 이제는 온라인으로라도 한국어를 배우겠다며 열심히 화상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박미영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 ESOL 교사/ 통합 한국학교 MD 캠퍼스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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