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니 리 (VA 거주)
나의 미국 이민생활이 19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에 도착해서 처음 한 일은 잠시 거하던 사촌 처제의 집에서 나와 아파트 렌트를 구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서 신분상 먼저 소셜 시큐리티 카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온 식구가 입국 시 사용했던 뉴질랜드 여권과 생일증명 서류를 지참하고 사회보장국 오피스에 들렀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관계 직원은 이미 우리에게 예전에 사용하던 소셜 번호가 있으니 그것을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고 그 번호를 우리 식구 각자에게 발급해 주는 것이었다.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 이전 12년 전쯤 당시 내가 근무하던 D사의 일 관계로 우리 가족이 잠시 J 비자로 미국에 거주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는 한국 여권이었고 또 아이들은 아주 어렸던 관계로 아내의 가족 여권 하나로 들어 왔었다. 그때 우리가 받았던 소셜 번호가 있었는데 후에 한국으로 귀국하며 따로 반납하지 않고 돌아갔었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가 그런 일 모두를 처리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후 12년 만에 미국에 영주권자로 들어 왔는데 이번엔 한국 여권이 아닌 뉴질랜드 여권으로 입국했다. 나라가 바뀌었고 아이들도 이번에는 각자의 여권으로 들어와 당연히 새 번호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전 번호를 불과 몇 분 만에 찾아서 돌려주는데 진짜 서늘했다. 직원의 표정은 당연한 게 아니냐는 듯 미소 짓고 있었다.
아파트 사무실로 돌아와 렌트 신청 서류를 제출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전화를 받았다. 내 번호를 조회했는데 누가 이미 내 번호와 이름을 사용 중이라고 중간에 미국에 들어와 산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경악 그 자체였다. 그래서 혹시 그 번호로 문제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누가 두 번 정도 차를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모두 완불되어 더 이상 신용 문제는 없다고 알려 줬다. 어쨌든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다. 주위에 물어도 만족할 만한 정답은 없어 ID 모니터 프로그램에 가입해 계속 관리를 했었다.
나중에 시민권 신청 때 유사한 일이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담당자가 내 이름과 소셜넘버가 워싱턴 주에 있는 인물과 동일하게 떠서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 나를 제외한 가족들만 시민권 선서를 했다. 다행히 몇 개월 후 확인이 잘 끝나 뒤늦게 나홀로 시민권자가 되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땐 허술한 거 같은데 가끔 사람을 아주 놀라키게 한다. 이 모든 게 자신의 책임이라는 걸 배우는 귀한 시간들이었다. 이후로는 나 자신의 신분에 대해선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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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거 하얀집에 사는 누구처럼 어거지로 살지말고, 그 는 내 생각엔 권력을 잃는순간 밀물처럼 고소사건이 쏫아져 들이닥칠것같은데 그렇게 살지말고 지킬건 지키며 열심히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며 하늘에 한점의 부끄럼없이 살라는 말쌈인걸로 좋은 글입니다.
꼴랑 19년 살고 미국이야기 하십니까?
이건또뭐야 한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