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치몬드 콜럼버스 동상, 시위대가 호수에 쳐박아
▶ 위컴 동상도 ‘꽈당’… 해병대, 남부연합기 사용 금지, 남부연합 장군 이름 딴 육군기지, 이름 변경 작업

VA 리치몬드 버드 공원에 위치한 콜럼버스 동상(왼쪽)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된 상태로 지난 9일 시위대에 의해 공원 호수에 던져졌다. <@marleynichelle via AP>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윌리엄스 카터 위컴 남부연합군 장군 동상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부스의 동상이 쓰러졌다.
9일 버지니아 리치몬드에 위치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 앞에 모인 시위대는 “콜럼버스는 학살의 상징이다”라고 외치며 동상을 쓰러뜨리고 공원호수에 수장시켰다. 이를 제지하는 경찰은 없었으며 경찰 헬리콥터가 주변을 돌고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를 기념하기 위해 1927년 리치몬드에 동상이 세워졌으나 아메리칸 원주민 학살의 주범으로 여겨져 동상철거를 비롯해 ‘콜럼버스 데이’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되어 왔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중심지였던 버지니아에서 남부연합을 기리며 남아있던 상징물들도 연달아 퇴출 대상이 되고 있다.
남부연합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합중국을 탈퇴한 남부지역 11개 주가 결성한 국가로,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남부연합 장군들의 이름을 딴 미 육군 기지들이 일단 이름을 바꾸게 생겼다.
9일 CNN방송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국방부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이 이런 기지들의 명칭 변경을 위한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는 남부연합군에서 영웅 대우를 받은 이들의 이름을 딴 육군 기지가 10개 있다. 남부연합 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를 비롯해 존 벨 후드, A.P. 힐, 브랙스톤 브랙 등 남부연합에서 활약한 장군들의 이름이 기지명에 들어가 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기지명 변경 계획이 없다는 게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었지만 백인 경찰의 무릎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을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입장 번복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남부연합 장군들의 이름을 딴 기지명이 그대로 유지되는 데 대해 그간 국가를 배신하고 노예제 유지를 위해 싸운 이들을 기리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서 해병대는 지난 5일 남부연합기(旗)의 사용을 공식 금지했다. 의복이나 컵, 자동차에 붙이는 스티커 등에 남부연합기 문양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데이비드 버거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2월 남부연합 관련 상징을 내보이지 못하도록 금지하겠다고 밝힌 뒤 이를 실제로 이행한 것이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세워진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도 랠프 노덤 주지사가 철거방침을 밝힌 상태다. 리치먼드는 남부연합이 수도로 삼았던 곳이다.
리치먼드에서는 지난 주말 시위대가 남부연합군 장군이었던 윌리엄스 카터 위컴의 동상을 쓰러뜨리기도 했다. 이 동상은 1891년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
유제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