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에 보기에는 다른 것 같은데 같은 것이 있고, 같은 것 같은데 다른 것이 있다. 영국 사람의 말과 미국 사람의 말이 다르게 들리는데 결국 그 말은 영어로 같은 말을 사용한다. 우박과 눈은 다르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같다. 또 풀색과 초록색은 같다고 해서 초록동색(草綠同色)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을 대동소이(大同小異)라고 한다. 그런데 반대로 멀리서 보기에 소금과 설탕은 같은 하얀 색인데 그 맛은 영 다르다. 물과 사이다는 멀리서 보기에는 같지만 맛은 다르다. 이런 것을 우리는 소동대이(小同大異)라고 한다.
요즘 우리는 같은데 다르다 하고, 다른데 같다고 하는 혼동 속에 살고 있다. 인종사이의 갈등은 같은데 다르다고 하는 데서 생겨난다. 원래 피부 색깔이 다르다고 해도 결국 사람은 다 똑같은 것이다. 그래서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모든 분열과 전쟁, 갈등은 결국 사람은 모두 같은데 다르다는 편견과 오류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사람의 신분문제, 인권차별의 문제가 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는 편견 때문에 죽어갔고, 그 죽음 때문에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왜냐하면 작은 차이를 큰 차이라고 생각하는 오만과 편견 때문이다. 색깔은 다르지만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다.
북한은 지난 주 개성에 있는 남북 공동 연락소를 폭파하였다. 남한의 국민들이 거두어들인 혈세를 가지고 세운 그 아까운 재산을 한순간에 폭파하였다. 단순히 건물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힘들여 쌓아온 남북 간의 관계, 어렵지만 그래도 노력해서 만든 대화와 협력의 공든 탑의 상징은 개성 연락소를 파괴하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것들은 테러이고, 폭력이고, 야만적인 행동들이다. 이성적이고, 인간적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다. 같은 민족이라는 그 한가지로 서로 이념이 다르지만 남한에서는 많은 노력을 해왔다. 우리가 남이가 하는 말로 북한과 남한은 한 식구이다. 그래서 우리는 통일이 되어야 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같은 것 같지만 다른 장벽이 가로 막고 있다. 남한의 민주주의와 북한의 공산주의가 어떻게 같을 수 있는가? 아무리 같아지려고 해도 같아 질 수가 없는 것이다. 빛과 어두움, 물과 기름, 사자와 사슴이 함께 할 수 없듯이 함께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이것이 소동대이(小同大異)다. 또한 이단종교라고 할 때 이단(異端)은 끝이 다르기에 이단이라고 부른다. 같은 기독교, 같은 성경, 같은 예배라고 하지만 전혀 길이 다를 때 이단이라고 한다. 다른 것은 다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성경은 말씀한다.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니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롬12:4-5)
큰 것이 같고 작은 것이 다르면 함께 서로 힘을 합치면 된다. 그러나 같은 것이 작고 큰 것이 다르면 서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사자를 만나면 도망가야 하고, 소나기를 만나면 피해야 하듯이 조심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서로 같아지는 것이 점점 많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나 기다리면서 때를 기다리면 같은 것이 많아지는 좋을 때가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이해와 화해의 과정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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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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