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코 하나님을 완전히 깨닫지 못한다. 하나님은 절대 선(善)이시고 절대 의(義)이시다. 그러나 인간은 절대기준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피조물인 인간이 자기가 절대 선이고 의라 생각하면 싸움이 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각자가 확신을 갖고 절대 선이나 의로 행동하게 되면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정죄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서 법학도였던 라스콜리니코프는 전당포 노파를 정죄하고 도끼로 죽인다. 그의 기준으로 볼 때 노파는 죽어야 하고 자기 합리화와 영웅적 사고관으로 그를 정죄하고 심판까지 한다. 우리는 자신의 양심기준이 옳다고 생각해도 그걸 절대기준의 위치에 놓을 수 없다. 하나님만이 절대기준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복합적인 존재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대부분 다른 결정이나 해석, 판단을 내린다. 인권변호사이며 페미니즘을 외치며 여성인권을 주창했던 서울시장이 아이러니하게도 성추행에 연행되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죽음을 통해 외면하고 싶은 한계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인간의 이중성, 헤아릴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의 삶을 한 두 마디로 이야기하긴 힘들다. 인간 사회에서는 늘 흑백논리가 존재한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철학자 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라 했다. 지독한 시집살이를 했던 사람이 시어머니가 되면 며느리에게 더 혹독하게 한다고 한다. 끔찍한 고통을 겪었지만 상황이 바뀌면 가해자가 되어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인간의 속성이 나타난다.
이 세상 인간 가운데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사람은 없다. 진보-보수 편 가르기, 흑인-백인 인종차별, 내 편 천사-저 편 악마 등 이분법을 가지고 있다.
삶은 우리를 복합적인 인간관계로 이끈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이기에 실수도 하고 인간이기에 한계가 있다. 조지 플로이드를 목 졸라 죽게 한 경관은 살인자이다. 그러나 공권력을 발휘해 과잉진압을 하다가 생긴 업무상 과실일 수도 있다. 인종차별로 그를 죽이려고 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하고 법에서 공정하게 판단할 일이다.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에 분노한 민심들이 남부연합군에서 영웅대접을 받던 로버트 리 장군, 윌리엄스 위컴 장군, 또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아메리칸 원주민의 학살범 등으로 재평가하며 그 시대에 역사를 썼던 인물들의 동상을 목을 잡아당겨 물속에 수장하고 파손하는 일이 미국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한 우드로 윌슨, 시어도어 루즈벨트, 앤드류 잭슨 대통령도 영웅에서 인종차별주의로 낙인찍혀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이름을 빼거나 동상철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미국 국민들에게 가장 존경받고 위대했던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마저도 인종차별의 논란이 되고 있다.
미묘하고 복잡한 역사 속에서 우리가 존경하는 인물들도 모든 면에서 완벽하긴 힘들다. 그러나 서로 다른 주장으로 분열 위기에 있던 미국을 특유의 포용력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노예해방을 하고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미 합중국 역사에서 미국을 강대국으로 발전시키는데 원동력을 주었던 16대 링컨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거론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민중과 소통하며 정의롭고 인간적인 삶을 살면서 후세들에게 희망과 용기와 비전을 심어준 링컨 대통령의 문화유산은 무조건 지울 게 아니라 기념하면서 비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연방기념물과 동상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눈은 하나님을 깨달을 만큼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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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잔 /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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