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가들간 경쟁 심해 진정한 연대 어려움도”
▶ 다큐필름·앱 개발·연례 위안부 컨퍼런스 등 계획

‘위안부: 정의와 여성 인권을 위한 미국 운동사’ 책 발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 워싱턴 정대위 이사장인 이정실(왼쪽) 박사와 헬렌 원 신임회장.
워싱턴 정대위 28년 활동 담은 ‘위안부’ 공동집필 이정실 이사장
“미국에서의 위안부 운동사가 한인 1세대를 넘어, 차세대와 타인종에게까지 알려져야 합니다. 또 각 지역마다 각자의 알을 깨고 나와 협력, 차세대를 향한 진정한 시너지와 새로운 메시지를 이끌어 내는 길로 가야 합니다.” 지난 주 발간된 영문 책자 ‘위안부: 정의와 여성 인권을 위한 미국 운동사’를 집필한 이정실 박사(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공동 이사장)에게서 책 집필에 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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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집필 동기에 대해 이 박사는 “70년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역사에 관련한 서적과 아시아에서의 위안부 운동에 관한 책은 많은데, 1992년 워싱턴에서 시작된 미국내 위안부 운동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다룬 서적이 단 한권도 없어서였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교수님들(역사, 여성학, 정치학 등)이 집필한 뒤 챕터들은 수월하게 원고를 받았으나, 앞 챕터를 맡은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민디 코틀러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 소장, 데니스 할핀 공동 편집자 등은 글을 받기도, 수정하기도 정말 힘들고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그보다 더 힘든 것은 같은 사건에 대해 저자들 간에 또는 인터뷰한 사람들 간에 다르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팩트 체크를 하느라 자료를 찾아보고 확인하는 일들이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또 열심히 노력한 것을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긴 하나, 일부 사람들은 자기가 부각되지 않았다고 서운해 하고, 운동가들 간에 경쟁도 너무 심해, 진정한 연대가 어려워 보이기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박사는 “2007년 연방의회에서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 얻은 결과물이었지만, 모두들 코끼리 다리 만지듯 자신이 가장 중요한 일을, 또 제일 많이 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의기억연대’(전 정대협) 사태 이후 주위의 의혹 어린 시선이 부담스러웠다는 이 박사는 “정말 괴로울 만큼 언론과 일반인들의 질문 공세가 있었다. 특히 자금에 관해서 정대위가 정의연으로부터 얼마를 후원받았고, 후원해 주었는지 돈의 흐름을 물었다. 정대위는 작년 소녀상 건립 외에는 정의연과 같이 연대한 프로젝트가 없다보니, 지난 28년간 정의연에서 후원받은 게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연 일로 위안부 운동 전체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되는 데미지는 크다고 본다. 그래도 위안부 운동 자체와 그간 헌신해 온 운동가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책 발간을 시작으로, E-아카이빙 영상물 즉 다큐멘터리 필름, 또 앱 개발 등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피해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안 계실 때가 곧 올텐데, 위안부 관련 단체들과 운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연례 또는 비엔날레로 ‘위안부 운동 컨퍼런스 (Comfort Women National Conference)’도 추진할 계획”임도 밝혔다.
책 집필에는 꼬박 2년이 걸렸고, 의회도서관을 비롯 여러 대학 도서관, 한국학 센터 등 한국 관련 또는 인권 단체들, 낸시 펠로시 등 정치인에 총 86권을 보냈다.
그는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전혀 알지 못하던 운동가들을 찾아내게 된 점이다. 또 크든 작든 위안부 운동에 공헌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책에 수록할 때, 열심히 했지만 소외되었던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는 듯 해서 뿌듯했다”는 점을 들며 “이번 책이 자극이 되어 더욱 확장된 연구서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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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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