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난데일 사무실서 둔기에 맞아 사망”
▶ 원한이나 치정 추정 경찰, 청부살인 무게. 결정적 물증 못찾아

나연수 씨가 피살당한 애난데일 소재 전 센츄리 21 부동산 사무실. 현재는 다른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다.
기획: 한인피살 미제사건 4
최근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 강력범죄 수사과가 윤영석·박호영·나연수 씨 등 3명의 한인 피살사건<본보 미주판 8월 27일자 1면 보도>을 미제사건으로 분류하면서 한인살해 미제 사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보에서는 1991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한인 살인 미제사건들이 어떻게 발생했고 수사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됐으며,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는 없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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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29년전인 1991년 8월 13일 밤 11시 30분경 현직 북버지니아한인회장인 나연수 씨(당시 55세)가 피살됐다.
당시 나 회장은 애난데일 에버그린 코트 소재 센츄리 21 부동산 사무실에서 둔기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이 일어난 날 나 회장은 인근의 국일관(한성옥)에서 저녁모임을 마치고 돌아온 상태였으며 야구 방망이 같은 둔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거주지로도 사용한 2층에서 잠자고 있던 부인 유숙희 씨는 비명 소리가 나서 1층으로 내려가 보니 남편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유숙희 씨는 이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변호사인 딸과 함께 하와이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건을 기억하는 한 한인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나 회장이 맞아 죽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육군 장교 출신으로 알려진 그는 한국에서 체신부에 근무하다가 1975년 워싱턴으로 도미했고 워싱턴 호남향우회 초대회장을 지내는 등 한인사회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원한이나 치정에 의한 사건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펼쳤으나 결정적인 물증 확보에 실패해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당시 한인사회에는 부인 유 씨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와 억측만 분분한 채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는 유행어가 돌기도 했다.
사건 발생 10년이 지난 후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은 91년 피살당한 나연수 씨와 2001년 피살당한 박호영 씨 사건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에 청부 폭력을 일삼는 폭력배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준 보일 형사는 “돈만 주면 폭력과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청부폭력배들이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박호영씨 사건외에도 미궁에 빠져있는 나연수 전 북버지니아한인회장 피살 사건도 청부살인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본격적인 재수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보일 형사는 또 “소위 ‘깡패’로 불리는 폭력배들이 뉴욕 등 동부지역 한인 폭력 조직과 연계해 워싱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박씨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청부 폭력이 개입됐을 것이 유력한 한인 살인 사건들을 재조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보일 형사는 “살인 사건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며 한인 커뮤니티에 큰 충격을 줬던 나연수씨 살인 사건과 관련된 제보를 당부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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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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