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가 우연이 아닌 운명인 시대
1936년 당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42.6세(남자40.6, 여자 44.7)세였다. 그러나 의료혜택 수혜자가 늘어나고, 먹을거리가 풍족해지면서 평균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나 2018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2.7세(남자 79.7, 여자 85.7)에 도달했다. 불과 한세기가 채 안 되는 시간동안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고려대 박유성 교수가 2020년에 행했던 한 조사에 따르면 지금 20세는 셋 중 한 명, 30세는 넷 중 한 명, 40세는 다섯 중 한 명, 50세는 일곱 중 한 명 정도가 100세를 넘겨 살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 예측 수명의 목표를 100세에서 조금만 낮추면(?) 장수의 비율은 더욱 급증한다.
지금 20세 남자가 90세까지 살 확률은 72.2%, 80세까지 살 비율은 남자 90.7%, 여자 96.1%가 된다고 하니, 가히 우리는 장수가 더이상 우연이 아닌 운명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장수 시대에 새로운 인생설계
이러한 통계는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몇 가지 변화를 시사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이제 우리는 공식적으로 장수의 보편화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이는 수십년 전 여러 사회적 조건에 맞춰 만들어진 사회시스템과 거기에 맞춰 따라온 개개인의 인생계획에 큰 수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평균 수명이 50을 넘기지 못하던 시기를 살아가던 이들에게 60세(환갑)라는 기준은 이미 그들이 해야 할 사회적 소임을 충분히 다하고도 남았을 시기였다. 그러니 누구든 60세까지 열심히 살았다면, 이제는 삶의 메인 무대에서 물러나 다른 사회 구성원의 보살핌과 도움속에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누리기만 해도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었다.
그래서 주위의 누군가 60세를 넘기면 일가 친척, 마을 사람들까지 다 같이 모여 축하해 주었고, 그들이 그들의 청춘을 바쳐 근무한 직장은 마땅히 그들의 노후를 연금이나 퇴직금이라는 제도를 통해 책임져 주었다. 최근까지 이러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에 누구도 의문을 달지 않았기에, 많은 이들이 은퇴 이후의 보상과 삶의 여유를 바라며 그 시간동안 정말 열심히 몸이 부서져라 일해왔다. 근무가 가능한 나이가 곧 청춘이고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는 곧 노년인 이분법으로 살아도 무리가 없는 시대였으니 말이다.
60세 은퇴가 아닌 90세 은퇴의 시대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90-100세를 바라보고 살아가는 지금, 환갑잔치는 쑥스러운 일이 되었고, 60세 은퇴는 더 이상 상식이 아니게 되었다. 50세를 넘기는 것이 특별하던 시대에도 50세까지는 당연히 소득을 얻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던 감각에서 바라보면, 90세를 넘기는 것이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시대가 된 지금 90세까지는 소득을 얻기 위한 일을 하는 것도 마땅하다.
그래야만 우리는 노년의 삶속에서도 소득과 소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제는 60세까지 30년 안팎의 기간동안 땀 흘려 일한 소득만으로는, 그 이후에 남은 30년 이상의 세월을 별다른 소득 없이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은퇴 없는 노년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이고, 이것이 이제 우리가 60세 은퇴가 아닌 90세 은퇴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신호이다.
젊어서부터의 건강 관리가 더욱 중요
만약, 우리가 앞으로 50년은 계속해서 타야 할 차를 구입한다면 우리는 그 차를 어떻게 관리하게 될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 10년 정도 후에 차를 바꿀 계획을 가졌던 이들보다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정성스럽게 관리할 것이라는 것이다.
과속도 최대한 금하고, 엔진오일도 항상 맞춰서 갈아주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수리해 줘야만 앞으로 30년, 40년, 5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내가 필요한 만큼 이 차가 기능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만약 30년의 청춘이 아닌, 30년의 청춘과 30년의 노년기를 항상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새로움 삶의 형태라면, 우리는 젊어서부터 우리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대부분의 질병은 젊은 시절에 무리를 하여도 노년이 되어서야 우리에게 다가온다. 예전에는 노년에 약간의 육체적인 불편함이 생긴다 해도 이미 은퇴 후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의 황혼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더라면, 이제는 노년에도 반드시 일을 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육체적은 질병은 매우 치명적이게 된다. 장수가 운명인 시대에 젊어서부터의 건강 관라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이다.
문의 (703)942-8858
<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