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된 역사가 없는 시대 - 다시 말하자면 하나님만 아시는 시대! 그것을 선사시대라 한다면 과연 얼마만큼까지 상상해 볼 수 있을까?
번쩍번쩍 횅~ IT 세상을 제법 잘 따라 사는 것 같아도, 아니다. 그렇치 못하다. 컴퓨터 작동에 뭐 하나만 이상해도 번개불 치듯 바쁜 아이들을 불러대야만 하니 영~ 남의 세상에 얹혀 사는 것 같다. 하기는 이제 아무에게나 반말 할 수 있는 나이 80, 머지않아 곧 한국말도 통역해 주는 사람이 필요한 나이가 될 판이라니, 뭐 그리 엉뚱한 것만은 아닐게다.
그런가하면 또 그 긴 세월을 살아온 연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여곡절이 다채로워서인지, 열이면 열, 다 살아온 얘기들을 글로 쓰자면 장편소설 깜이라는 것이다.
그저 편안할 틈 없이 엉겨온 사연들로 한 많은 세월이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돌아보면 그런 고통과 시련들이 있었기에 요만큼 정신 차려 살 수 있었지 싶은데. 고통은 온전히 하나님의 치료 처방이다.
그 처방으로 막혔던 귀가 뚫리고 뜨고도 보지 못하던 눈에 분별이 보이기 시작했고 까칠하게 메말라 가던 가슴엔 눈물도, 그리움도... 알고도 모르는 듯 넘어가 주는 관용이랄까? 그런 것 까지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아무 일 없이, 아무것도 안 하고 살기엔 너무 소중하고 아까운 게 인생이지 싶다.
“안돼! 나군( 현재 내 남편) 하고는 안 된다. 나군은 하늘에 뜬 구름을 잡겠다는 사람이야.” 우리들을 끔찍이 사랑하시면서도 박흥수 교수님은 그렇게 우리의 결혼만은 반대하셨었다. 하늘에 뜬 구름을 잡겠다는 사람과 함께 평생을 살려면 그에 따르는 고생이 얼마나 불보듯 하느냐가 교수님의 지론이셨다.
그러실 때마다 “왜 땡겨다 걱정을 하시느냐” 던 청춘! 게다가 한 자나 추켜올려진 고동색 칠부 바지며 또 어떤 미군이 신다가 버린 짝짝이 워카 속에서 오동통 한국 청년의 표준 사이즈 발이 미끄러지던 삐그덕 소리는 해가 바뀌어도 엄청 바쁘기만 했다. 강의실에 늦을세라 삐그덕, 가정교사직에 늦을세라 삐그덕…
그 삐그덕 칠부바지의 청춘과 함께 하늘에 뜬 구름잡기에 나섰다. 아니 우리 딴에는 꽤나 열심히 했다 싶은데. .. 고기잡이에 나간 어부! 한번도 만선으로 거들먹거리며 당당하게 큰소리치며 돌아와 보지 못한 무능한 어부같아서, 또 넉넉히 그리 안 할 수도 있었던 실수들… 뭐 그런 것들로 해서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도 제대로 발육되지 못한 쫀심이 엄청 상했었는데...정한 시간이 되어 은퇴한 지도 여러 해 되었다. 마치 꾸뻑 낮잠 한번 자다 깬듯 싶은데, 그 끈질긴 설득들을 물리고 시작한 구름잡기 동행이 벌써 반세기가 넘었다.
오늘은 구름잡는 청년과의 행진 54주년 되는 날이다. 엄청난 사투를 지불하고도 앙상한 뼈밖에 손에 건진 것은 아무것도 하나도 없건만, 고기잡이에 지치기는커녕 다시 꿈을 꾸며 출렁이는 험한 대해로 “또다시” 나가던 소설 속 노인이 오늘따라 생각난다. 산다는 것! 가장 숭고하고 귀한 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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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자/NJ·레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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